이런 얘기 저런 얘기

이들의 우정

딸기21 2006. 6.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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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70억 달러(약 35조원)이라는 거액을 자선재단에 내놓기로 해 전세계에 ‘버핏 충격’을 던진 미국의 투자전문가 워런 버핏의 기부를 놓고 뒷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27일 미국 언론들은 미국 갑부들의 오랜 기부 전통 속에서도 한 획을 그은 버핏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이색 우정을 조명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가장 큰 궁금증은 대체 두 사람이 어떻게 친구가 됐고, 어째서 버핏이 게이츠의 재단에 그런 거액을 내놓기로 했느냐 하는 것. 버핏은 75세, 게이츠는 51세로 24세나 차이가 나는데다 사업 방식도 매우 다르다.
버핏은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경영인이 아니라 주식투자만을 전문으로 한 ‘투자의 구루(guru·권위자)’다. 반면 게이츠는 대학 재학시절부터 컴퓨터 언어를 개발한 천재적 엔지니어 출신이다. 버핏은 외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1958년 3만 달러를 주고 산 집에 50년 가까이 살고 있다. 게이츠는 시애틀에 1억 달러짜리 첨단 호화주택을 만들어놓고 스스로 미래형 테크놀로지를 시험하며 산다. 버핏은 ‘가치’를 중시하고, 게이츠는 ‘혁신’에 생명을 걸었다.


판이한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의 공통점은 첫째 부자라는 것, 둘째 박애주의자라는 것이다. 검소한 부자 버핏과 창조적인 경영인 게이츠는 부(富)의 사회 환원이라는 사고방식에서 접합점을 찾았고, 이것이 우정의 기반이 됐다.
함께 워싱턴포스트 사외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우정을 과시했다. 뉴욕타임스는 27일자 인터넷판에 ‘310억 달러짜리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두 사람의 우정을 조명한 기사를 싣고 즐겁게 카드게임을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실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1991년. 게이츠는 캐서린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발행인 등이 참석한 한 모임에 참석해 버핏을 처음 만났다. 그 전까지만 해도 게이츠는 버핏에 대해 ‘돈에만 관심 있는 노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었지만, 첫 대면에서 버핏에게 매료됐다. 게이츠는 버핏의 권유로 세계은행의 빈곤 관련 보고서를 읽고 자선사업에 눈뜨게 됐다. 주변에서는 두 사람이 ‘부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신념과 지성 덕분에’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미국 언론들은 그러나 ‘우정’ 만으로는 상상을 초월한 버핏의 게이츠 재단 기부를 설명할수 없다고 지적한다. 투자의 달인인 그의 캐릭터로 봤을 때, ‘생애 마지막 투자’가 될지 모를 재산 환원의 상대로 게이츠 재단을 택한 것은 특유의 투자 감각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버핏 스스로 기증식을 앞두고 가진 포춘지 인터뷰에서 “골프 내기를 한다면 누구나 타이거 우즈에게 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26일 기자회견에서도 “내 재산을 나보다 더 잘 관리할 사람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재단보다, 이미 구호활동 경험이 축적된 게이츠 재단에 맡겨 ‘일을 확실하게’ 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게이츠 재단은 이미 게이츠가 출연한 300억 달러의 기금으로 40개국에 원조를 해왔고 각종 전염병 퇴치 활동과 백신 개발 지원, 제3세계 교육지원 사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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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이모씨가 재산 내놓겠다 하고 현대도 내놓겠다고 했는데, 그들은 뭔가 구린 것이 있어 돈을 내놨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기부’ 하면 김밥할머니들 뿐 아니었던가? (그나마도 할머니 이름 집어넣기 창피하다고 은근슬쩍 기증받아 지은 건물 이름바꾸려던 싸가지없는 대학교도 있었다)

그런데 기업 총수들 사재 같지도 않은 사재 턴다고 생색낼 때 D일보는 “기부 압력 때문에 기업하기 힘들다”라는 기사를 실었다. 기부를 너무 많이 하느라고 한국 기업들이 흔들린다? 지나가던 개가 아니라, 개벼룩이 들어도 웃을 일이다. M일보도 그걸 베껴서 썼다. 뷁;;


사실 기업들 중심의 ‘자선사업’ 위주로 돌아가는 것과 관련해서는 짚어봐야 할 점들도 많이 있지만 우리같은 풍토에서는 일단 많이들 기부를 하게끔 부추겨야 하니깐 이하 생략.
 


  그 싸가지없는 대학교 대전에 있지 않나요? --;; 이름을 바꾸려다가 학생들의 반대로, (물론 학생들만의 반대만 있었던 건 아니겠지만) 바꾸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2006/06/29    
  그런 놈들은 김밥으로 존내 얻어 터져야.. 2006/06/29    
  응 맞어, 그 싸가지없는 대학교 -_- 진짜 열받는 스토리였지. 2006/06/29    
  할머니 이름은 많이 알려지는게 좋겠죠? 이복순 할머니(간판에서 떼려고 했던 '정심화'는 할머니 법명이었어요) 할머니, 존경합니다~ 200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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