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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마디네자드 '신드롬'

딸기21 2006. 6. 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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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오는 24일로 대통령 당선된지 1년이 된다. 지난해 6월 그가 결선투표를 거쳐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만 해도 세계는 `지지기반 없는 행운아가 돌풍과 이변을 일으켰다'는 시선을 보내며 불안정한 정권이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지난 1년간 그의 행보는 이런 관측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서방 언론들은 미국과 정면대결을 펼쳐 핵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따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란을 넘어 아랍권에서도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아마디네자드 신드롬'이라 해도 될 그의 저력을 분석했다. 


느긋한 이란 


이란 핵협상 대표인 알리 라리자니 국가최고안보위원회 의장은 22일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를 갖고서 우라늄 농축을 전면 중단하고 빨리 서방측 협상안에 대한 답을 내놓으라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핵 활동 중단을) 선행조건으로 내걸 것이라면 뭣 때문에 협상을 하느냐"면서 부시대통령은 "풀기 어려운 방정식을 보면 등호(=) 양쪽을 지워버려 똑같이 만들려 하는 성급한 수학자 같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을 방문중인 부시대통령은 21일 서방이 내놓은 인센티브 패키지 협상안에 대해 빨리 입장을 내놓으라고 이란을 압박했다. 반면 이란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서방측 협상안에 대한 입장을 오는 8월22일까지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란이 협상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이란에 시간을 줄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이유있는 배짱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배짱은 국민들의 굳건한 지지에서 나온다. 서민적이고 검소한 생활, 방만한 석유엘리트들에게 족쇄를 채우고 자원 혜택을 서민, 빈민들에 돌리는 조치들, 미국에 맞서 싸우는 투사의 이미지로 그의 인기는 계속 높아졌다.



독재 성향이 강하고 언로를 통제하며 경제정책에서도 포퓰리즘적 속성이 강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지지율은 7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라크전 수렁에 빠져 지지율 30%대를 몇 달 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시대통령과는 대조적이다. 


아랍의 영웅? 


전통적으로 아랍권은 역사와 민족, 언어가 다른 이란을 껄끄럽게 여겨왔다. 그러나 아랍 정상들이 미국 앞에 숨죽일 때, 이란 대통령은 아랍 지도자들을 대신해 팔레스타인을 옹호하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핵 주권을 주장해 이란의 자존심을 세우고 미국 앞에서도 할말 다하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행보는 이슬람권 전체의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페르시아의 파퓰리스트가 아랍을 끌어안았다"면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등 아랍 각국 사절들이 이란으로 몰려드는 테헤란행 러시까지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움츠러든 틈을 타, 중동의 에너지 대국으로 자리를 굳혔다. 이란에서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로 이어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계획은 이란의 영향력을 남아시아로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이 계획에 강력 반대하고 있지만, 지난 20일에는 러시아까지 파이프라인 건설에 동참하겠다고 밝혀 오히려 이란 쪽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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