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석유는 무기다!

딸기21 2006. 6. 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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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하메네이, 석유자원 무기화 위협

이란 보수파의 수장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핵 포기 압력에 맞서 석유자원 무기화를 경고했다. 미국은 석유의존도가 높은 이란이 석유수출을 중단하는 일은 있을수 없다고 일축했다. 서방의 대 이란 `인센티브 패키지'를 내놓은 가운데 이란 내에서 보수파 간 노선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란 최고종교지도자로 헌법상 최고권력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는 4일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어떤 (군사적인) 행동을 한다면 에너지 공급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슬람혁명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서거일인 이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란은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보수파들은 서방이 군사행동을 감행할 경우 아라비아 반도와 마주한 페르시아만(걸프)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이미 수차례 위협했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산유국들은 호르무즈를 거쳐 원유를 수출하기 때문에, 이 해협을 봉쇄하면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이란은 지난달에도 호르무즈에서 신형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군사훈련을 벌인 바 있다.



Iran's Supreme Leader Ayatollah Ali Khamenei sits under a photo of Late Leader
Ayatollah Ruhollah Khomeini while speaking during the anniversary of
the death of Ayatollah Khomeini in Tehran June 4, 2006. REUTERS


핵 문제와 인권 등 사회적 이슈에서 서방과 맞대결을 자제해왔던 하메네이의 강경 발언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전날 서방측 `패키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협상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었다. 하메네이의 발언은 이란 보수파 내에서 서방과의 핵 협상에 반대하는 강경파들의 입장을 대변, 내부를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최근 "서방에 강경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실제로는 시아파 극단주의 세력을 내리누르며 전권을 장악, 정치와 사회 전반을 조율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하메네이의 강경 발언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신보수파'에 대한 이슬람 보수세력의 반발로도 볼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하메네이의 발언에 대해 "이란은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다"고 일축했다. 라이스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협상 시한으로 몇 주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이란이 시간끌기를 할 경우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은 이란에 구체적인 협상 시한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외교 전문가들은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대표가 수일내 테헤란을 방문, 이란 측과 협상 문제를 조율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주가 이란 핵 타결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외교소식통들은 `패키지' 안에 이란에 대한 금수조치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도 들어있다고 전했다.


중국, "이란은 테러국가 아니다"

"이란을 테러국가라고 보지 않는다."

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건 중국이 `이란 끌어들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15일 개막될 상하이(上海)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앞두고 SCO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중국 고위외교관리 장더광이 "중국은 이란을 테러 지원국가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란마니아 등 이란 언론들도 중국측 발언을 크게 보도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축이 돼 2001년 만든 기구. 두 나라 외에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국가들이 참석하고 있다. 이란은 이 기구의 회원국이 아니지만, SCO는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이번 회의에 옵서버로 초청했다.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미국과의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4일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을 SCO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했었다. 이란이 테러지원국가가 아니라는 중국측 발언은 미국의 비난에 대한 맞대응이다. 장 국장은 "(이란이) 테러지원국가라는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그 나라를 옵서버로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이란을 `증거도 없이' 테러국가로 몰아붙이는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SCO는 지난해 7월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정상회의를 가지면서 우즈베키스탄 미군기지 철수 등을 요구, `중앙아시아의 반미연대'라는 별명을 얻었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만들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SCO 측은 패권주의와는 관련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이란까지 여기에 참여할 경우 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불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SCO는 이란 뿐 아니라 인도, 파키스탄, 몽골 등에게도 옵서버 자격을 줘 명실상부한 `유라시아 협의체'를 만들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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