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아베 신조

딸기21 2006. 6. 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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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자민당 내 대권 경쟁을 5일자 아시아판 머릿기사로 실었다. "자민당 내 총재 경선 레이스가 아시아 이웃국들과의 외교를 좌우할 것"이라는 것이다. 트리뷴은 자민당 차기 총리후보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의 행보가 일본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임기가 석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일본 정계의 관심의 핵은 이미 아베 장관에게 옮겨진 듯한 분위기다. 아베 장관은 이미 모든 여론조사에서 `포스트 고이즈미' 1순위로 꼽혀왔다. 아베 장관을 추격하는 인물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반대했다가 지난해 `우정 해산' 정국 뒤 물러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 아베 장관이 외교와 내정 모든 면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노선을 충실히 따르는 인물이라면, 후쿠다 전장관은 `아시아 근린외교'를 중시하는 자민당 내 대표적인 온건파로 분류된다. 두 사람의 경쟁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일본과 한국, 중국의 관계가 우호로 갈 것인지 더 심한 갈등으로 갈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트리뷴은 내다봤다.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해 총선에서 이른바 화려한 `극장 정치'와 개혁 지지 여론에 힘입어 압승을 거두긴 했지만 국민적인 여론은 아시아 이웃나라들과의 외교관계를 중시해야 한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총리 등이 고이즈미 정권의 일방적인 친미 외교노선에 비판을 가하고 있고,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장관의 지지율이 조금씩 낮아지면서 후쿠다 전장관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아베 장관이 40% 대의 지지율로 20%대인 후쿠다 전장관을 앞서고 있지만 총재선거까지는 아직 석달이 남아 있다.

아베 장관은 후쿠다 전장관의 추격을 의식한 듯, 4일 NHK 보도프로그램에 출연해 일각에서 일고 있는 당내 `후보 단일화'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모리 전총리 등 후쿠다 지지세력이 아닌 여론에 기대어,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공개적인 싸움'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것. 그러나 강경보수 이미지를 탈색시키려는 듯 2차대전 뒤 도쿄(東京)재판 A급 전범들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국가지도자로서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앞서 자민당 내 일부 강경보수파들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A급 전범들에 대해 `승전국인 미국이 주도한 재판 결과를 인정치 않는다'고 주장,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도쿄신문은 또 그동안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지지해온 아베 장관이 자신의 총재선거 공약에서는 야스쿠니 참배 여부를 포함시키지 않고 피해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트리뷴은 "누가 자민당 총재가 됐던 차기 총리후보의 최대 과제는 중국과의 관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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