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재도전

사회 양극화와 고용시장 불안정 때문에 한국과 마찬가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본에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인생 재도전 캠페인’이 시작될 전망이다.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일본 정부가 사업에 실패하거나 기업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사람들에게 재활의 기회를 주기 위해 30일 `다양한 기회가 있는 사회 추진회의'(약칭 재도전추진회의-일본말로는 再차렌지;;추진회의)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 고이즈미’ 주자로 손꼽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의장을 맡게 된 이 기구의 목표는 사회에서 좌절을 맛본 이들의 재기를 지원하는 것. 실직자의 재취업과 창업을 돕는 것이 주요 업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첫 회의에서는 ‘좌절 사례’로 ▲사업 실패 ▲시험 낙방 ▲기업구조조정 등이 거론됐다.

재도전추진회의는 대기업들이 매년 신규 대학 졸업자들을 대규모 채용해온 관행을 고쳐 실직자들의 재고용을 우선 실시하게끔 할 방침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신규대졸자 일괄 채용을 줄여나가는 것이 회의의 검토 과제"라고 전했다.

회의는 또 결혼이나 출산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여성, 내년 대거 퇴직을 앞둔 `단카이(團塊) 세대(베이비붐 세대)'의 재취직, 고향으로 U턴 하는 귀농자들을 지원하는 문제도 검토할 계획이다. 더불어 정규직과 임시직·파견근로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 간 격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회의는 앞으로 사업에 실패한 이들에게 재창업을 할 수 있도록 저리융자 등 지원책을 마련해주고 실직자를 재고용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대규모 공무원 감원, 정부 산하기관 통·폐합 등의 개혁을 추진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나 ‘고용 안정을 깨뜨리고 사회 격차를 확대한다’는 반발도 만만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