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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유럽의 홍해 작전

딸기21 2024. 3. 1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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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이 예멘 해안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후티는 1990년대 명망 높았던 종교 지도자 바드르 알딘 알후티의 이름을 딴 것. 독재정권 시절 차별받던 지방부족의 투쟁단체.
아랍의봄 뒤 독재정권 물러나고 새 정부 구성
권력 공유하기로 해놓고 새 대통령이 약속을 어김→ 후티는 다시 반군이 됨

Frigate 'Hessen' is sent off to the Red Sea from Wilhelmshaven, Germany [File: Carmen Jaspersen/Reuters]


후티 반군은 사나와 홍해 해안선을 포함한 예멘의 북서부 지역을 장악. 예멘 인구의 대부분이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후티 반군은 세금을 징수하고 화폐를 발행하는 사실상의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예멘 정부는 남부 항구 아덴에.

- 후티의 군사력은 실제로 얼마나 될까.
옛날엔 군사력이라 할 것이 별로 없었는데 이란 지원으로 무장 확대+사우디가 침공하면서 오히려 강화시켜준 측면.

2015년 말, 후티 반군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 카헤르-1을 현지에서 생산한다고 발표. 예멘 정부군으로부터 빼앗은 탱크와 중화기들도 있고.
또 내전 과정에서 해상 전술 개발. 해안 가까이 있는 선박에 로켓추진수류탄(RPG) 쏘는 정도로 시작. 2015년 항구도시 아덴 놓고 정부군과 싸움
벌일 때만 해도, 정부군이 갖고 있던 대함미사일을 확보했음에도 발사시설이 마땅찮아 트럭 개조해 발사대 설치하는 수준이었다고.

하지만 사우디-에미리트와의 전쟁 때 이란이 화물선으로 위장한 정보함을 에리트레아 연안에 정박시켜 사우디-아랍에미리트 연합군 관련 정보 제공했다고. 이란 정보함은 2021년 이스라엘이 어뢰공격으로 파괴함. 그러자 이란은 화물선 개조한 정보함 다시 파견.
이란이 화물선으로 위장한 정보함을 에리트레아 연안에 정박시켜 사우디-아랍에미리트 연합군 관련 정보 제공했다고. 이란 정보함은 2021년 이스라엘이 어뢰공격으로 파괴함. 그러자 이란은 화물선 개조한 정보함 다시 파견.

2022년 후티 퍼레이드- 이란 지원을 공개적으로 과시. 이란의 120km 사거리 누르, 200km 사거리 카데르, 300km 사거리 칼리파스 등 로켓 공개.
최근에는 원격 제어 드론 보트들 배치한 것으로 알려짐.

-역설적이지만 에미리트도 본의 아니게 후티 군사력에 기여. 과거 예멘 해안경비대에 당시 순찰함 여러척을 아랍에미리트가 기증. 그걸 후티가 개조해서 수중 공격에 나섰고 사우디 호위함 2017년 파괴하기도.
WBIED(수중 급조폭발물)과 기뢰도 생산하는 것으로 보임.

-최근 미-영 합동 공격과 별도로 프랑스도 후티반군 공격에 나섰다고. 최근 유럽이 홍해 안보에 적극 개입하고 있음.

2월 19일, 유럽연합(EU)은 인도양 북서부에서 독자적인 해군 작전을 시작.
1월 11일 미국과 영국이 후티 반군의 내륙 시설을 1차로 공습한 데 대한 반응이라는 분석.
영국은 미국과 묶여서 가는 거고. 별도로 유럽 차원 대응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남.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국 주도의 작전으로부터 분리되는 신호로 EU 작전을 보는 시각도.

-유럽 연합 차원의 작전- '방패'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인 아스피데스 작전. 7개 회원국이 초기 파병에 참여.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본부는 그리스에 있으며 이탈리아가 운영을 담당. 이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에서 각각 1척씩 총 4척의 다목적 호위함이 임무에 참여하고 있음.
미국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유럽의 이익에 따라 자체 자원과 교전 규칙을 가지고 유럽의 주도권을 주장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임.
다만 미국과 영국의 접근 방식과 가장 큰 차이점이, Aspides는 후티 반군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에 참여하지 않고 호위, 순찰, 감시, 드론 요격 임무만 한다는 점. 예멘 내륙의 후티 기지 공습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는 것.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교역로. 세계 해상 무역의 약 15%가 홍해를 통과.
또 전 세계 해저 케이블의 약 17%가 지중해와 인도양 사이를 통과합니다. 홍해 해저 케이블로 유럽과 아시아 간 데이터의 25%가 오감. 그런데 홍해는 수심이 얕아 해저 케이블이 손상되기 쉬운 취약점이 있음. 최근 단절 사고도 있었고.
이미 2000년대부터 소말리아 해적 문제 심각. 거기에 예멘 후티 반군이 가세, 불안정이 심각함.
이러한 불안정성이 홍해의 전략적 중요성과 결합되어 영향력 경쟁과 군사화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음.

-미국과 유럽이 경쟁하듯 홍해 작전에 나서는 것을 중동 국가들은 좋아하지 않음. 유럽인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 지역에서 군사적 지분을 늘리려 한다고 보고 있음.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터키, 카타르 등 지역 강대국들은 아프리카의 뿔에 전초기지를 세우고 안보, 경제, 외교적 관여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애써왔음.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의 예멘 공격도 그런 맥락. 한마디로 홍해는 미국과 유럽의 경쟁에 더해, 이란과 아랍 걸프국가들의 경쟁 무대가 되고 있는 것.

-러시아와 중국도 홍해의 불안정성을 이용해 이 지역에 거점을 마련.
중국군은 2017년 예멘과 마주보고 있는 동아프리카 소국 지부티에 첫 해외 기지를 열었음. 중국은 보급시설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인민해방군 해군 함대 기지로 봄.
러시아는 홍해를 끼고 있는 이집트 밑의 수단을 공략. 몇 년 동안 공을 들여서 포트수단이라는 항구에 러시아군 기지를 짓는 협상을 했는데, 지난해 수단에서 내전이 벌어지면서 진전되지 않고 있음.

-유럽 역시 홍해 부근에 지속적으로 입지를 강화해왔음.  프랑스는 인도양 남서부에 레위니옹, 마요트 섬 등 해외 영토를 보유. 또한 지부티에 합동 기지가 있고, 아랍에미리트에도 육해공군 3개의 기지를 보유.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뿔’은 한때 이탈리아의 식민지. 이탈리아도 그래서 이 지역 문제에 항상 숟가락을 얹으려 함. 2013년부터 지부티에 군사 기지를 두고 동아프리카와 인도양에서 이탈리아의 군사 작전에 병참 지원을 하고 있음. 지부티라는 알려지지 않은 작은 나라, 홍해를 노리는 여러 국가들의 기지로 전락하고 있음.

-유럽 차원의 아스피데스 작전에 덴마크와 스페인도 가담했다는 것은 이례적.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 그룹이 덴마크 기업. 해양 안보에 관심 많음.
스페인은 2018년부터 유럽연합의 주요 해군 작전 임무를 지휘하고 있음. 소말리아 주변 홍해에서의 유럽연합 해군 작전이 ‘오퍼레이션 아탈란타’인데 2008년 세계식량계획(WFP) 수송선을 호위하는 임무를 통해 시작됨. 이 작전을 스페인이 주도.

-중동 쪽 무력분쟁에 유럽연합이 이렇게 공동대응한 사례가 예전에도 없지는 않았음.
2020년 트럼프 정부 때 미국이 이란 압박하면서 호르무즈의 긴장이 고조됨. 당시 유럽 차원에서 ‘유럽의 해양 각성(European Maritime Awareness)’ 프로그램을 출범시킴. 그러자 미국은 "국제해양안보구상"이라는 연합체와 그 태스크포스 "센티널"을 출범시키며 맞불. 프랑스는 걸프와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감시능력을 높이기 위해 벨기에 덴마크 독일 등등을 묶어서 유럽연합 틀이 아닌 별도의 연합체를 띄웠고.

-하지만 늘 그렇듯 유럽연합 회원국이라고 해도 이해관계가 하나로 통일되는 것이 아님.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등은 미국과 영국이 후티를 공격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지지. 특히 네덜란드는 미국의 공습에 물류 등 적극적인 지원을 보냄.
반면에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미국 주도의 군사 작전과는 거리를 두고 있음.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처음부터 홍해와 그 주변의 자국 자산, 즉 군사시설들이 미국 명령 하에 있는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 이탈리아 정부는 미국과 영국이 올초 후티 공습 시작했을 때 이탈리아가 적극 개입하려면 의회 승인 받아야 한다고 밝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과 협력하되 종속되지는 않는 방식으로 항행의 자유를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선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아스피데스 작전 개시 전에 다른 회원국들에 보낸 문서가 언론에 유출됐는데 1. 아랍 국가들과의 신뢰 구축 2. 이란과의 대결로 가지 않기라는 두 가지 주요 목표가 명시되어 있음.

-왜 우리가 후티 문제에 관심을 갖느냐.
한쪽엔 홍해, 한쪽엔 호르무즈. 작은 군사력으로도 교란 가능. 또 한국 기업들도 관심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개발 사업, 무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네옴 개발 등등은 후티 반군이 역내에 작은 불안만 일으켜도 지장을 받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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