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긋지긋하다. ‘세차 작전’.
에콰도르 경찰이 5일 수도 키토에 있는 멕시코 대사관의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 호르헤 글라스 전 부통령을 체포했다.글라스 전 부통령은 좌파 성향의 정부 시절이던 2013~2018년 부통령을 지냈다. 2017년 말 브라질 건설회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6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2020년에는 불법 선거 자금 사용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런데 그 뇌물 사건이 어떤 거였느냐. 이른바 ‘세차작전’, 브라질의 반부패 수사였다.
좌파 노동자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노동자당 인사들, 특히 대통령 지내고 작년에 재집권한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에게 부패 혐의 뒤집어씌우려던 우파의 정치공작 성격+막강한 검찰 권력이 그 작전을 주도.
언론플레이로 의회 쿠데타 일으키고, 좌파 정치인들 잡아넣고, 정작 혐의는 거의 입증 못해서 결국 법원 판결 받고 룰라 대통령 정계 복귀.
그런데 에콰도르 검찰 당국이, 자국의 전임 좌파 정부 정치인을 그것과 연결지었다. 글라스 부통령은 2022년 11월 석방됐는데 또 조사를 받게 되자 지난해 12월 멕시코로 망명하겠다면서 멕시코 대사관에 머물러 왔다.
지금 에콰도르 상황은 몇 해 전 브라질 상황과 비슷.
의회가 대통령 탄핵, 18개월 잔여 임기를 놓고 대선 을 치러 작년 11월 다니엘 노보아 현 대통령이 취임했다.
36세, 미국 플로리다 태생. 바나나 재벌 출신.
노보아 정부는 멕시코에 글라스 전 부통령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정치적 박해라면서 거부했다. 그러자 에콰도르 정부는 자국 주재 멕시코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하는 등 갈등이 불거졌다.
이번 대사관 진입은 국제법 위반이라 논란이 중남미 전역으로 확산됐다. 외교관계에 관한 국제규약인 1961년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에콰도르의 멕시코 대사관은 멕시코 영토다.
이번 사건 뒤 멕시코 정부는 즉각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고 니카라과, 브라질, 콜롬비아 등도 에콰도르 정부를 비판했다. 미국 등 남북미 32개국의 협의체인 미주기구(OAS)가 곧 회의를 할 예정이고 멕시코 외교부는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에콰도르를 제소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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