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코로나19 야간통금령...'밤에는 못 다니는' 남유럽 3개국

딸기21 2020. 10. 27. 16:52

스페인 바스크의 중심도시 빌바오 시내가 26일(현지시간) 야간통금령으로 텅 비어 있다.  빌바오 EPA연합뉴스

 

지난 3월 코로나19가 급격히 퍼지면서 전면적인 봉쇄에 들어갔던 남유럽에 다시 방역의 장막이 깔렸다. 이달 들어 다시 번진 감염증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자 다시 야간통금령 등 봉쇄에 가까운 거리두기에 들어간 것이다.

 

유럽에서는 맨 먼저 감염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스페인은 25일(현지시간)부터 전국에 다시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야간통행이 금지됐다. 3월의 봉쇄처럼 전 국민의 이동을 막는 봉쇄는 아니지만 이번 비상사태와 야간통금령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야간통금은 일단 11월 9일까지로 정해졌으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6개월 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의회에 내년 5월까지 비상사태를 연장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언론 엘파이스에 따르면 바스크, 아라곤 등 몇몇 주들은 27일부터 자체적인 이동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주민들이 주 경계를 넘나들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마드리드는 중앙정부와 별도로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주민 이동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역시 감염자가 100만명 넘는 프랑스도 주요 도시들에서 이번주부터 야간통금이 실시되고 있다. 통금령을 적용받는 사람이 전체 국민의 70%에 이른다. 역시 전면 봉쇄가 아닌 부분봉쇄이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정부 과학협의회 장-프랑수아 델프레시 회장은 RTL라디오에 26일 “매일 감염자가 5만명씩 늘고 있으나, 실제로는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2~3주 전에 전염병 통제력을 잃었다”는 전문가들 지적도 나온다고 프랑스24 방송은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고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국가안보회의를 열기로 했다. 다시 전면 봉쇄로 갈 것인지, 지역과 업종을 정해 영업시간·이동제한 등 부분봉쇄를 계속할 것인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26일(현지시간) 야간통금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토리노 AP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전국 봉쇄조치를 실시했던 이탈리아는 이달 들어서만 4차례 거리두기를 강화했다. 첫 단계에서는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이어 레스토랑 영업제한에 들어갔다. 정부가 시장들에게 야간통금을 실시할 권한을 준 데 이어 25일(현지시간)에는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제한했다. 극장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들은 문을 닫았다. 현재 로마 등 대도시에는 경찰이 배치돼 통금령이나 거리두기 조치를 지키도록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통금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주민들의 저항이 만만찮다.

 

7개월 전의 봉쇄는 필수적인 통신·보건·언론 등을 뺀 대부분의 산업활동을 아예 중단시킨 것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발과 경제난이 너무 심해지자, 이번에는 일자리와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며 부분 봉쇄를 택했다. 유증상자나 환자 접촉자, 감염 고위험군 등의 진단과 치료·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문제는 증상이 나타나고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15~20일씩 걸린다는 것이다. 백신전문가 로베르토 부리오니는 의심 징후가 있으면 그 기간만큼 할 일을 미룬 채 기다려야 하는 현실을 거론하며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우리는 지연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