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이어 메콩강?
메콩강의 중국 댐들이 미국과 중국 간 분쟁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도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메콩강 하류 국가들의 가뭄이 근래 악화된 원인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남부 티베트에서 발원한 메콩강은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에 이른다. 길이 4400km의 이 강에 의존해 사는 이들이 7000만명이 넘는다. 메콩강 유역에서 생산되는 쌀만 연간 1억t이다. 중국은 메콩강을 란창(瀾滄)강이라 부르며 지금까지 1천750㎿급 징훙(景洪)댐을 비롯해 10여개의 대형 댐을 지었다.
지난해 강우량이 줄자 중국은 댐들의 방류량을 줄였고 하류 국가들은 농업용수가 모자라 곡물 생산이 급감했다. ‘아이온어스’라는 미국 민간회사 연구팀은 지난 4월 중국의 댐들이 메콩강 물 470억㎥를 저장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베트남이 지난해 가뭄으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태국이 올초 가뭄 구호에 군을 동원해야 했던 상황이 중국의 댐과 연관돼 있다고 했다.
최근 중국 학자들이 미국 측 보고서와는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지난달 칭화대와 중국 수자원연구소는 상류의 댐들이 우기에 물을 저장하고 건기에 방류함으로써 가뭄을 해결하는 데에 오히려 도움을 주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강 하류보다는 오히려 상류에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하류 국가들의 가뭄은 중국 댐이 아니라 기후변화 탓이 크다고 했다. 이 연구가 발표되자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외국 연구자들이 가뭄의 원인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며 미국 측 연구를 겨냥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중의 엇갈린 주장 속에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관계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숨어 있다면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메콩강이 새로운 분쟁지역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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