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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이란 항공편 막는다" 코로나19 '축소 의혹' 이란, 빗장 닫아거는 중동

딸기21 2020. 2. 25. 19:59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국영 약국에서 시민들이 약을 사고 있다. 이란은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고 있으나 미국의 경제제재로 의약품 수입이 끊겨 마스크와 항생제조차 부족한 형편이다.  테헤란 AF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는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으로 보기엔 이르다면서도 “팬데믹이 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나라는 35개국이고 감염자 수는 8만 명을 넘어섰다. 그 중 세계가 주시하는 곳은 한국, 이탈리아, 이란의 감염자 폭발이다. 한국의 비밀스런 종교집단 ‘신천지’에 대한 해외 언론 기사들이 줄줄이 나온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큰 의문과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감염 경로조차 알 수 없는 이탈리아와 이란 상황이다.

 

특히 이란은 이날 현재 코로나19 사망자가 중국 다음으로 많다. 문제는 감염자 수다. 19일 첫 감염자가 나온 이래, 이제까지 정부가 밝힌 공식 확진자 수는 95명뿐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사망자가 더 적은데 감염자는 800명이 넘는다”며 이란 측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란은 지난 21일 총선을 치렀다. 당국이 선거를 앞두고 감염증 발생 사실을 쉬쉬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현지 국회의원 아마드 아미리 파라하니는 마즐리스(의회)에 나와 “사망자가 최소 50명은 될 것”이라며 당국이 상황을 은폐·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장관은 강력 부인했다.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24일(현지시간) 의료진이 출입국자들의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이날 이란인 여행객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첫 확진자가 나왔다.  바그다드 EPA연합뉴스

 

테헤란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이슬람 성지 곰(Qom)에서 집중 발생한 이유도 의문이다. 연간 성지순례객 수백만명이 몰리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왜 이곳에서 확산이 시작됐는지는 미스터리다. 순례자, 중국에서 온 이주노동자, 중국인 유학생, 중국과 거래하는 사업가들 등등 추측만 무성하다.

 

지금까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레바논, UAE, 캐나다에서 이란과 관련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쿠웨이트에선 이란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를 다녀온 순례자 3명이 24일 처음 확진을 받았다. 쿠웨이트는 이란행 항공노선과 뱃길을 끊고 이란에 머물렀던 외국인 입국도 금지하고 있다. 감염자들은 이란에서 돌아와 격리 관찰을 받던 중 전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마찬가지로 이란 체류 외국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이라크와 바레인에서도 24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오만 당국도 이날 이란에 다녀온 자국민 2명의 확진을 발표하면서 이란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시켰다. 이라크, 바레인, 오만 모두 이란과 긴밀한 관계인 나라들이다. 걸프 국가들 중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예멘에는 아직 확진자가 없지만 이대로라면 중동 전역에 퍼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사우디는 거주민의 이란 방문이나 이란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이란에서 돌아온 여행객들이 격리돼 있는 쿠웨이트 아흐마디의 한 호텔 앞에서 24일(현지시간) 군인들이 이동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아흐마디 신화연합뉴스

 

중동의 항공교통 허브인 UAE가 항공편 운항을 모두 중단시킨 것은 고립 상태인 이란에 또 하나의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UAE는 24일 이란을 여행금지국가로 정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이란을 오가는 하늘길을 막았다. 에티하드와 에미리츠의 두 항공사를 보유한 UAE는 이란인들이 외국을 드나드는 관문이다. UAE 국영 WAM통신은 당국이 이란행 여객기뿐 아니라 화물기 운행도 최소 일주일간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UAE에는 자국민 확진자는 아직 없지만 이란인 관광객 부부가 감염자로 확인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란 당국은 학교들에 휴업령을 내리고 대중들이 모이는 행사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 때문에 의약품을 구하는 데에 애를 먹고 있으며 마스크와 항생제조차 부족하다. 더 큰 문제는 이란에서 더 열악한 다른 나라들로 전파되는 것이다. 이란 동쪽 아프간에서도 곰을 방문하고 돌아온 1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은 국경선이 5894km에 이르며 7개국과 접경하고 있다. 서쪽의 이라크뿐 아니라 북쪽으로는 터키·아제르바이잔·투르크메니스탄과 아르메니아, 동쪽으로는 파키스탄과 아프간에 국경을 맞대고 있다. 파키스탄이나 아프간과 접한 국경이 각기 900km가 넘는데 검문소도 부족하고 주민들 이동도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