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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업]이란·이탈리아도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세계 확산 우려

딸기21 2020. 2. 23.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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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들이 도심을 지나가고 있다. 중북부 이슬람 성지 곰(Qom)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증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이란 내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테헤란 EPA연합뉴스

 

이란,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 사망자가 다시 나왔다. 중국을 포함해 사망자가 나온 나라는 현재까지 모두 8개국이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전파가 제한돼 있었던 감염증이 세계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사망자 늘자 중동 긴장

 

이란 국영방송은 23일 코로나19 감염자 2명이 더 사망해, 이날까지 사망자가 총 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슬람 성지 곰(Qom)을 중심으로 확진자도 추가돼, 전체 확진자는 43명에 이른다. 보건부는 이외에도 785명이 의심 증상을 보여 검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이드 나마키 보건장관은 “조사결과 19일 곰에서 처음 사망한 환자는 무역을 하기 위해 중국에 출장 다녀온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란에서는 전날도 2명이 숨졌다. 사망자 수에 비해 감염자 수가 적다는 점에서, 당국이 지난 21일 치러진 총선을 의식해 확산 상황을 무시·은폐했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국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20개 주에서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으며 전국의 영화관과 박물관 문을 닫고 문화·스포츠 행사들도 취소했다.

 

앞서 20일 캐나다에서 이란을 방문하고 온 3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튿날 레바논에서 확진을 받은 40대 환자도 이란 곰을 방문한 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22일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이란인 부부 관광객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이라크는 20일 이란인 입국을 사흘간 금지시켰고 22일에는 자국민에게 이란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쿠웨이트는 이란을 오가는 비행기와 선박 운항을 중단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주민들의 이란 방문을 금지하고 이란에서 오는 이들을 2주간 격리시킨다고 발표했다.

 

22일 이탈리아 북부 파두아의 병원에서 구급대원들이 코로나19 감염자를 후송하고 있다.  파두아 EPA연합뉴스

 

감염자 급증한 이탈리아 북부

 

이탈리아에서는 북동부 베네토주의 78세 남성이 21일 숨진 데 이어 22일에는 북부 롬바르디주에 살던 여성이 사망했다. 롬바르디에서는 21일 6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당국이 발표했는데, 몇시간 만에 확진자 10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튿날이 되자 확인된 감염자는 40명에 육박했다. 지역 내에 이미 감염증이 많이 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탈리아 전체 확진자는 23일 현재 115명으로 늘었다.

 

북부 10여개 도시와 마을에서 학교와 식당에는 휴업령이 내려졌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감염증 집중 발생지역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축구경기 등 스포츠 행사들도 잇달아 중단됐다. 일본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격리됐던 이탈리아인 19명은 22일 로마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건강진단을 받은 뒤 인근 군부대로 옮겨져 격리에 들어갔다.

 

사망자 발생 총 8개국

 

이달 초 중국에 이어 필리핀에서 감염자가 숨진 이후 지금까지 이란과 한국, 이탈리아, 일본, 대만, 프랑스 등 8개국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중국 내 사망자는 23일 현재 총 2444명이다. 하루 사망자 숫자는 2월 12일 14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조금씩 줄어들다가 18일 136명으로 다시 늘었다. 그 후 중국의 1일 사망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과 이란, 이탈리아 모두 감염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지역사회 감염 단계로 가고 있기 때문에 감염자와 사망자 모두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들이 귀국해 격리될 예정인 영국 리버풀 근교 버큰헤드의 병원 앞에서 22일 방호복을 입은 이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버큰헤드 AP연합뉴스

 

중국 내 감염자 수는 8만명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임상진단만으로 확진자에 포함시킬 것인가를 놓고 중국 당국이 두 차례 기준을 바꾸는 바람에, 정확한 감염자 수를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크루즈 탑승자 3번째 사망

 

일본에서는 23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객 1명이 사망했다. 80대 일본인인 사망자는 하선 뒤 병원에서 치료 중이었다. 이로써 이 배에 탔던 이들 중 숨진 사람은 3명으로 늘었다. 전날에는 하선한 탑승객 한 명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도치기현에 사는 이 여성은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19일 배를 떠났지만 집으로 돌아간 뒤 사흘 지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본 정부는 19~21일 크루즈에서 약 970명을 하선시키면서, 음성 진단을 받았다며 격리조차 하지 않았다. 이 크루즈에서 풀려난 뒤 각국에서 감염이 확인된 사람은 20명이 넘는다.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선내에서 이동이 제한된 객실 격리 생활을 했는데, 이것만으로 격리조치가 충분하다고 봤던 일본 정부의 판단이 안일한 것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만 방역요원들이 지난 21일 타이베이 타오위안국제공항에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들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다.  대만 외교부·EPA연합뉴스

 

일본 언론들은 또 무증상으로 하선한 사람들 중 몇 명이 아예 감염 검사에서 누락되는 등 헛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오전 현재 일본 내 감염자는 140여명이다. 아직 하선하지 않은 채 이날 감염이 추가로 확인된 57명을 포함해, 크루즈선에 탔던 이들 중 확진을 받은 690여명은 뺀 숫자다.

 

“무증상 여성이 5명에 전파”

 

‘무증상 감염’은 코로나19의 독특한 특징이다. 당초 무증상 감염이 가능하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각국 연구팀이 조사해보니 코로나19의 경우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린 사례들이 속속 확인됐다. 정저우대학 인민병원 왕메이윈 박사 팀이 22일 미국의사협회보(JAMA)에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허베이성 우한에 살던 20세 여성이 675km 떨어진 허난성 안양의 친척집을 방문해 5명을 감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된 5명은 폐렴 증상을 보였고 지난 11일 코로나19로 확진됐다. 하지만 이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여성은 기침이나 발열 같은 증상이 전혀 없었다. 초기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뒤에 재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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