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잠복기간은 며칠일까.
중국 허난(河南)성의 한 지역이 코로나19의 자가격리 기간을 14일에서 21일로 연장했다. 전염 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확진사례 가운데, 통상적인 잠복기간으로 보이는 14일보다 더 긴 시간이 지난 뒤에 증상을 보인 사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환구시보는 17일 허난성 신현(新縣) 보건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의 자가격리 기간을 14일에서 21일로 일주일 연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지역에 사는 우(吳)씨라는 사람은 지난달 14일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친지들과 두 차례 식사를 했는데, 함께 식사한 10명 중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3명은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
정작 우씨는 고향으로 돌아오고 34일이 지나서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 경로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우씨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돌아와 친지들에게 전파를 한 것인지, 다른 곳에서 감염된 친지에게서 옮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자라면 잠복기간이 너무 길다는 점에서 극히 이례적이다.
신현의 또 다른 확진자 닝(寧)씨는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우한에서 돌아온 장인의 병간호를 했다. 장인은 11월 30일 숨졌다. 닝씨는 지난 12일 발열 증상을 보였고, 16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장인이 코로나19에 걸렸고 닝씨는 장인에게서 전염됐을 수 있다. 하지만 장인이 사망하고 70여일이 지나서야 닝씨가 확진을 받았다는 점에서, 당국은 “현재로선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잠복기가 2~10일이라고 알리고 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14일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호흡기감염증 전문가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앞서 10일 “코로나19의 잠복기는 평균 사흘이지만 최대 24일에 달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연구팀은 잠복기가 24일에 이른 경우가 1099건의 사례 중 단 한 건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중난산 원사 연구팀의 잠복기 사례조사가 발표된 뒤 열린 WHO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잠복기가 이례적으로 긴 경우 바이러스에 ‘이중 노출’된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확진자와 첫 접촉 뒤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고 이후 다른 경로로 다시 노출돼 전염됐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잠복기간을 더 늘려 잡을 필요는 없다고 WHO는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평균적인 잠복기가 이전의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보다 길다는 연구결과는 더 있다. 네덜란드 보건부와 유럽 질병감시기구 유로서베일런스가 1월 20~28일 우한을 여행한 감염자 88명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환자들에 따라 2.1~11.1일의 잠복기를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잠복기는 WHO나 중국 연구팀이 밝힌 2~3일보다 긴 6.4일이었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2003년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는 2~7일이었고, 길어야 10일이었다. 네덜란드 연구팀은 유로서베일런스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격리 등 검역에 필요한 기간을 정할 때 잠복기를 2.4~15.5일로 잡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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