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라운드업]일지로 본 '코로나19'

딸기21 2020. 2. 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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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게티이미지코리아

 

2019년 12월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폐렴 환자가 확인됐다. 세계를 불안하게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시작이었다. 12일 현재 사망자는 1300명이 넘고, 감염자 수는 6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 이외 지역까지 포함하면 이미 6만명을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 숫자가 조금씩 줄어들고 사망자 증가율도 낮아지는 추세였으나, 이날 다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했다. 그동안의 진행과정을 정리해본다.

 

시장에서 시작된 전염병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폐렴 환자가 발생했다. 그 해 12월 31일 첫 환자가 확인됐다. 증상은 일반적인 폐렴과 비슷하다. 열이 나고 마른기침을 하며, 심해지면 호흡곤란과 폐 손상이 온다. 당국은 2020년 1월1일 환자들이 다녀간 화난(華南)수산시장을 폐쇄했다. 1월 11일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13일과 15일 태국과 일본에서 각각 중국인 환자들이 확인되면서, 중국 밖 전염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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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중 ‘원인불명 폐렴’ 증상환자 국내 첫 발생

 

이때만 해도 통제되는 듯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춘제(설)를 앞둔 18~19일을 기점으로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을 넘어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성 등에서 환자가 보고됐다. 이어 춘제(설) 대이동을 거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자가 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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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2002~2003년 사스 때에 비해 이번에는 바이러스 규명을 비롯한 중국 당국의 대응이 빨랐다.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1월 7일 사스를 일으킨 것과 비슷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상하이 푸단(復旦)대 등 3곳에서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당국은 즉시 글로벌 인플루엔자데이터공유(GISAID) 사이트에 바이러스 유전자를 공개했다. 그럼에도 확산을 막지 못했던 것은, 당국이 우한 방역에만 집중하면서 교통망과 주요 대도시로의 확산을 막는 조치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환자가 공식 확인된 12월 말 이전에 감염된 이들을 놓쳤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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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나선 뒤에야 ‘총력전’

 

전염병이 순식간에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시대에, 중국의 질병 통제 역량은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행정당국에 맡겨져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은 1998년 국무원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산하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본뜬 CCDC를 만들었다. CCDC는 산하에 11개 연구기관을 두고 있고 전염병 대응 등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연구소·국립센터 12곳의 관리를 맡고 있다. 사스 대란으로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았던 CCDC는 이후 2004년 감염성질환·공중보건비상사태 보고시스템을 띄웠고 2005년에는 전염병담당국을 신설해 대응체계 개선에 나섰다. 2017년에는 전염병·면역학 전문가로 사스 연구를 주도해온 가오푸(高福)를 소장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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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권위적인 행정체계 속에서 CCDC는 선제적 대응보다는 파장을 진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고, 중앙정부의 안일한 판단 속에 전국적 비상조치가 늦어졌다. 베이징 중앙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1월 20일 “단호하게 확산을 억제하라”고 지시한 후에야 전국적인 총력 대응에 나섰다. 그렇다 보니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뒤에야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들이 취소되고 전면적인 통제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또 바이러스의 매개체가 박쥐일 가능성이 지적됐음에도, 당국은 1월 27일에야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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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우한 봉쇄와 인민해방군 투입

 

중국 당국은 코로나 진원지인 우한에 1월 23일 한시적으로 봉쇄령을 내렸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최초로 사망자가 나온 날이었다. 하지만 이튿날이 되자 중국 전역의 누적 확진자는 1000명이 넘었다. 당국은 1월 26일 춘제 연휴를 2월 2일까지로 연장해 인구 이동을 분산시키고, 국내외 단체관광도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이어 중국 위건위는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1월 27일이 되자 누적 사망자 수가 100명이 넘었으나 중국 밖 사망자는 없었다.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갈수록 확산되자 중국 곳곳의 지방정부들은 춘제 이후 출근일을 2월 10일 안팎으로 다시 연기했다.

 

1.31 중국 인접국·주요 교역국들, 2차 감염 확산 ‘글로벌 커플링’

2.2 중국 후베이성 거친 외국인 4일부터 입국금지

 

1월 말이 되자 중국 내 누적 확진자 수는 1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가파르게 늘었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세계의 공항들이 입국자들의 발열 증상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20여개국으로 빠른 시간 안에 전파됐다. 2월 초가 되자 감염자는 2만명을 바라보고 사망자도 360여명으로 늘었다. 2월 11일이 되자 누적 사망자가 1000명이 넘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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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의료시설이 부족하거나 열악해 치료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중앙군사위원회는 1월 31일 전국의 군 인력 200만명 이상을 대대적으로 방역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인민해방군 의료진이 우한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중심 의료시설에 파견됐고 수송기와 군용물자도 동원하기 시작했다. 우한에는 확진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응급병원 2곳을 신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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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뉴스 깊이보기]2%? 4%? ‘신종 코로나’ 타격, 중국과 세계경제 영향은

 

확산세, 언제 꺾일까

 

감염자와 사망자는 대부분 중국에 집중돼 있다. 관건은 앞으로의 전개다. 바이러스와 감염 경로를 비교적 빨리 파악했는데도 순식간에 20여개국에 전파됐다.

 

한국과 미국·일본 등이 후베이성 방문자 입국 통제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글로벌화된 시대에 사람들의 이동을 전면 봉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일단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말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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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일본여행 안 가기’ 이어 ‘신종 코로나’…인천공항 이용객, 메르스 이후 첫 감소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또 다시 WHO가 ‘팬데믹(pandemic·지구적인 대유행)’을 선언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WHO는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때 글로벌 전염병 대응을 정비해 6단계 판단기준을 만들었다. 감염증의 위험 수준과 확산 정도를 기준으로 단계를 평가한다. 1~3단계는 동물에게서 생겨난 감염증이 인간에게 전파돼 국지적 감염을 일으키는 상황이다. 사람 간 전염이 일어나면 4단계로 대응이 격상된다. 5~6단계는 사람 사이에 감염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상황을 뜻한다. 신종플루는 6단계 팬데믹이 선언됐다.

 

2.6 사망자 560명 넘어선 중국 ‘전시 태세’ 돌입

2.6 마스크 한 장까지 차별…특수·간접 노동자에게 안전은 없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현재로선 팬데믹이 선언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같은 코로나 계열인 사스·메르스 바이러스와 비교할 때 코로나19의 치사율은 현재로서는 낮은 편이다. 사스 치사율은 10% 가까웠고, 메르스는 30~40%에 이르렀다.

 

코로나19는 감염자 증가 추이나 사망자 수에서 사스를 넘어섰지만 중국 내 ‘신규 확진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2월 12일 감염자가 다시 급증했다. 후베이성 측은 ‘임상적으로’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면 이날부터 감염자로 분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문보기:

2.7 시진핑 “코로나와의 인민전쟁”…확산 막는다며 여론도 차단

2.7 신종 코로나 시민 인식조사 “메르스 때보다 사회·정부 대응 나아졌다”

2.9 34살 의사의 죽음과 시진핑 체제의 위기

2.13 [통계로 본 ‘코로나19’]다시 급증한 우한 환자들…확산세 ‘정점’은

백신은 언제 나오나

 

스위스 제약업체 노바티스의 바스 나라심한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백신이 개발되는 데에 필요한 기간으로 “최소 1년”을, 1950년대부터 백신을 연구해온 펜실베이니아대학 스탠리 플로트킨 석좌교수는 “최소 2년”을 내다봤다. 2월 11~12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 전문가들을 모아 백신·치료제 개발 회의를 연 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그 중간치인 ‘18개월’을 예상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2.9 “확진자 다녀간 곳 즉시 소독…하루 뒤엔 99.9% 안전”

2.10 벌써 135명···신종 코로나에 갇힌 크루즈, “악몽이 된 꿈”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해 제약업계들은 에이즈 바이러스(HIV) 치료제와 간염 치료제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미국에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남용 소송에 걸려 파산 위기에 직면한 존슨&존슨이 가장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사스에 효과가 있었던 HIV 치료용 항바이러스제 프레즈코빅스를 중국에 기부했다. 미국 회사 르제네론은 에볼라와 메르스 항체를 바탕으로 연구 중이다. 신종플루 치료제 라이센스를 가지고 미국 정부에 타미플루를 거액에 팔아 지탄받았던 길리드사이언스는 렘데시비르라는 약의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11 ‘오도가도 못한다’ 화물차에서 한달살이···중국판 ‘터미널’

2.11 사망자 1000명, 과학자들 소집한 WHO...신종 코로나 백신은 언제?

2.11 싱가포르 컨퍼런스, 프랑스 스키장…‘슈퍼 전파자’에 긴장한 영국 

 

 

백신 개발이 뒷북이거나 유야무야되는 것은, 개발됐을 때쯤에는 이미 전염병이 사그라들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에게는 임상시험을 할 돈이 없고, 기업들은 비용에 비해 성과를 확신할 수 없어 연구를 꺼린다.

 

2.12 [박은경의 베이징 리포트]‘3일내 2000개 병상 만들라’ 쑥대밭 된 우한 기숙사

 

그래서 2017년 ‘전염병 대응 혁신 연합(CEPI)’이 출범했다. 빌&멜린다게이츠재단, 웰컴트러스트, 세계경제포럼(WEF), 미국 정부 등이 돈을 댄다. CEPI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최근 발표했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미국 생명공학회사 모데르나 같은 기업들도 CEPI와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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