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2020년의 세계]라이베리아 ‘나무 안 베기’ 도전…수명 다한 보이저 1·2호 ‘우주 영면’

딸기21 2020. 1. 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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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베지 않는 나라.’ 어쩌면 2020년 지구상에 그런 나라가 생길 수 있다. 서아프리카의 빈국인 라이베리아가 그런 미션에 도전한다.

 

침팬지와 고릴라들을 비롯한 멸종위기 동물들의 서식지인 라이베리아의 열대우림은 내전과 에볼라 위기 등을 거치며 남벌로 황폐해지고 있다. 2014년 노르웨이가 라이베리아에 제안을 했다. 1억5000만달러를 원조할 테니 열대우림 베어내는 걸 막아달라는 것이었다. 그 시한이 2020년이다. 라이베리아는 지난 몇 년 동안 불법 벌목을 막으려 힘겨운 노력을 해왔고, 올해에는 벌목을 완전히 금지시켜야 한다. 라이베리아는 숲을 지켜낼 수 있을까. 올해 세계는 대서양에 면한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를 통해 숲과, 생물다양성과, 지구의 미래를 가늠케 할 시험을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84년 발표된 마블의 만화 ‘아이언맨 2020’의 주인공 아르노 스타크는 제목에서 보이듯 2020년에서 온 슈퍼히어로다. 그 후 20년 지나 만들어진 일본 영화 <고질라-파이널 워즈>의 배경은 2020년이다. 아이언맨이 날아오고 고질라가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는 올해, 세계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남미에서는 정치적 혼란과 격동이 계속될 것이고, 미국은 중국과 무역갈등을 이어갈 것이고, 영국과 유럽연합(EU)의 협상도 지루하게 반복될 것이다. 정치 싸움과 협상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우주선들은 화성으로 날아가고, 유럽과 남미인들은 축구 열기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엄희삼 기자

 

1월11일 대만은 총통·의회 선거를 치른다. 홍콩 시위가 진압되는 과정을 지켜본 대만인들의 ‘중국 경계심’은 어느 때보다 커져 있다. 그간 여론조사들을 보면 차이잉원 현 총통의 재선이 유력하다. 지난해 몸살을 앓았던 홍콩은 9월에 의회인 입법회 선거를 한다.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이스라엘의 3월 총선, 미국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이란의 2월 총선도 관심사다.

 

지난해 12월20일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따라 1월 말까지 영국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다. 법적으론 영국은 더 이상 EU 회원국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이행기간이 있어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안에는 1년간 남게 되고, 이후 EU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협상을 계속한다. 지지부진한 협상 속에, 이행기간이 더 길게 연장될 수도 있다.

 

4월26일 칠레는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친다.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돼온 시위에서 ‘청산 대상 1호’로 부상한 구체제의 유산인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시위대는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 시절인 1980년 만들어진 헌법이 연금·의료·교육 등 사회 모든 분야의 심각한 불평등의 바탕이라면서 개헌을 요구해왔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12월23일 국민투표 시행안을 승인했다. 지난해 10월 대선 부정선거 뒤 사실상의 쿠데타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축출된 볼리비아에서는 대선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휴양지로 유명한 누벨칼레도니(뉴칼레도니아). 남태평양에 있는 프랑스의 해외영토다. 9월6일 이곳 주민 23만명은 프랑스로부터 독립할지를 결정할 주민투표를 한다. 카탈루냐와 스코틀랜드는 각기 스페인과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겠다며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후에 그어진 세계의 국경선이 쉽사리 바뀔 것 같지는 않다.

 

7월17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새 화성 탐사계획인 ‘마스 2020’을 개시한다. 유인탐사와 화성의 ‘인간 거주’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다. NASA는 또 2024년에 달 유인탐사를 재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내년에 그 전단계로 발사시스템을 시험하는 아르테미스1 미션을 수행할 계획이다. 1977년 지구를 떠난 보이저 1·2호는 40여년의 탐사를 마치고 마침내 수명이 다해 우주공간으로 사라져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 우주국(로스코스모스)은 7월쯤 공동으로 ‘엑소마스’ 탐사선을 화성으로 쏘아보낼 계획이다. 발사장치는 러시아가, 운반장비는 ESA가 맡았다. 러시아제 착륙선 ‘카자초크’가 화성 표면에 안착해 ESA가 만든 이동식 탐사로봇(로버)을 풀어놓는다. 로버에는 DNA 회절구조를 발견하고도 노벨상의 영광에서 배제됐던 여성 과학자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이름이 붙었다.

 

유럽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열기 속에서 6월과 7월을 보낼 듯하다. 비슷한 시기에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서는 코파아메리카 대회가 공동 개최된다. 7월24일에는 일본 도쿄 하계올림픽이 시작된다. 10월20일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세계엑스포가 개막된다. 몇 차례나 개장이 연기됐던 이집트의 대(大)박물관이 연초 개장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고고학 박물관이 탄생한다. 이 박물관이 관람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는, 정국 안정과 테러 대응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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