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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갑부 후보' 블룸버그, 캠페인 전화는 교도소에서 돌렸다?

딸기21 2019. 12. 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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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당내 경선 캠페인 전화를 돌리면서 ‘교도소 노동력’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권자들에게 정책을 알리고 설득하는 것조차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뤄지는 미국 선거운동의 문제점이 ‘교도소 콜센터’로 확인된 것이다.

 

인터넷매체 인터셉트는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후보 측이 교도소 수감자들을 이용한 ‘캠페인콜(홍보전화)’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인터셉트에 따르면 블룸버그 캠프는 뉴저지에 있는 프로컴이라는 회사와 캠페인콜 계약을 맺었다. 프로컴은 다시 ‘제3의 업체’에 아웃소싱을 했다. 이 업체는 뉴저지와 오클라호마에 여러 개의 콜센터를 두고 있는데, 오클라호마의 콜센터 중 두 곳은 교도소에서 운영된다. 그 교도소 콜센터 중 한 곳이 블룸버그 캠프의 캠페인 콜을 맡았다는 것이다.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 경선에 뛰어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2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AFP연합뉴스

 

블룸버그 캠페인콜을 한 콜센터는 오클라호마주 태프트의 ‘닥터에디워리어 교정센터’ 안에 있다. 900명 이상의 여성 수감자들이 갇혀 있는 곳이다. 교도소 내 콜센터에서 일하던 여성 수감자들은 캘리포니아주 유권자들을 상대로 블룸버그 후보를 알리는 전화를 해왔다고 인터셉트는 전했다. 캠페인콜을 할 때에는 특정 후보에 고용돼 전화를 하는 것임을 반드시 알리게 돼 있는데, 이 교도소 콜센터의 ‘수감자 직원’들은 이런 법규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엔 블룸버그? 워싱턴부터 트럼프까지, 미국의 부자 정치인들

 

수감자들이 받은 ‘임금’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었다. 프로컴 측은 캠페인콜을 한 사람들에게 오클라호마주의 법정 최저시급인 시간당 7.25달러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립교도소 웹사이트에 공개된 수감자들의 최저임금은 월 20달러로, 교도소 밖의 일반 노동자들에게 보장된 최저임금과는 큰 차이가 난다. 교도소 내 인권 문제를 보도해온 프리즌리걸뉴스의 앨릭스 프리드먼 편집장은 인터셉트에 “수감자들을 노동력으로 쓰는 것은 매우 불리한 처지에 처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람들을 손쉽게 착취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감자들은 사실상 교도관들이 지시하는 대로 일하고 주는만큼 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폭스뉴스, CBS, 슬레이트매거진 등 미국 언론들은 인터셉트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대선 후보군 중 가장 부자인 블룸버그 후보가 선거캠페인에 교도소의 값싼 노동력을 썼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소유주인 블룸버그 후보는 540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갑부다. 블룸버그 캠프는 자신들의 전화 캠페인이 교도소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줄리 우드 대변인은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면서 캠페인콜 업체와의 계약관계를 곧바로 끊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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