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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페리선 침몰, 한심한 이집트

딸기21 2006. 2. 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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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선 침몰, 노동자들 떼죽음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이집트로 가던 여객선이 3일 홍해에서 침몰했다. 승객 1400여명을 싣고 가던 대형 페리선의 침몰로 1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침몰 당시 악천후였다고는 하지만 내해(內海)인 홍해에서 대형 선박이 가라앉은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희생자 1000명 넘을 듯


이집트 수송부는 3일 오후 현재 홍해 페리선 침몰사고 현장에서 긴급 구조작업을 벌여 구명보트에 타고 있던 승객 324명을 구조하고 시신 185구를 인양했다고 밝혔다. 구조된 승객 중에는 3세 어린이도 있다고 수송부는 전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강풍 때문에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승객 대부분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페리선 침몰사고 생존자들이 4일 이집트 후르가다 항구에 도착해 구조선에서 내리고 있다. / AP

 

사고가 난 선박은 사우디 두바 항구를 출발해 이집트 사파가 항으로 향하던 페리선 `알 살람 보카치오98'호로, 이 배는 이집트 홍해 연안 후르가다항에서 약 90 ㎞ 떨어진 곳에서 3일 새벽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해역은 수심이 최고 1000m에 달한다. 선주인 알 살람 해양수송사는 침몰 당시 페리선에 승객 1312명과 승무원 96명이 타고 있었으며 승객 중 112명이 사우디 등 외국인, 나머지는 이집트인이라고 밝혔다. 승객들은 대부분 사우디에서 귀국하던 이집트 노동자들로 알려졌다.


페리선 침몰 `미스터리'


선박 침몰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페리선이 출항할 무렵 사우디에서 계절풍인 모래바람이 극심했다는 점을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 사이 내해인 홍해는 풍랑이 센 바다가 아니어서 사고 원인을 놓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홍해에서 대형 선박이 침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사우디와 홍해를 잇는 알 살람 페리선 / AFP


파나마 선적의 알 살람호는 길이 118m, 폭 24m로 1971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졌다. 선주회사 측은 이 배가 지난해 6월 국제 안전기준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신들은 탑승인원을 늘리기 위해 1991년 갑판을 2곳 늘리는 등 무리하게 구조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배의 정원은 1487명이지만 사우디 쪽 운영사는 2500명까지 태울 수 있다고 선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3일 대변인 성명을 내고 "페리선에 구명보트가 충분히 구비돼있지 않았던 데다 차량과 승객을 많이 싣기 위해 불법 개조를 했다는 의혹도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MENA통신이 보도했다.

사고 선박은 대형 수하물을 기중기로 들어서 싣는 `리프트 온-리프트 오프' 방식이 아니라, 배 옆쪽이나 뒷쪽 현문을 통해 적재하는 `롤 온-롤 오프' 방식의 배다. 대형 컨테이너선은 보통 전자의 방식으로 돼있지만 탑승과 하역이 불편하기 때문에 근거리 운송에서는 후자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 로이드 해상보험의 감정 전문가 데이빗 오슬러는 AP 인터뷰에서 "롤 온-롤 오프 선박은 물이 조금만 새어 들어와도 가라앉을 수 있으며 문제가 생기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우왕좌왕 이집트


아프리칸 네이션스컵 대회를 주최, 축구 열기에 들떴던 이집트 전역은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현지 언론들은 항만 당국이 잘못된 대응으로 희생자를 늘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고 직후 미국이 바레인 기지에 주둔 중인 공중순찰기 P3오리온을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이집트 정부는 이를 거절했다고 미군이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3일 오후에 뒤늦게 미군에 순찰기 제공을 요청했다. P3오리온은 공중에서 바다 밑 침몰현장을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게 쓰일수 있었으나 출동이 늦어져 효용이 떨어졌다. 또 사고 당시 홍해 남부에 있던 영국군 HMS불워크 상륙함이 침몰 현장 주변까지 다가갔으나 이집트측의 거부로 되돌아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집트 항만청이 뒤늦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불워크는 이미 멀리 나가 있어 현장에 접근할 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 살람호 탑승자 가족들이 이집트 남부 홍해 연안 사카다 항구에서

가족의 소식이 전해지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 AFP


사고 선박이 입항할 예정이던 사파가 항구에는 탑승객들을 기다리던 가족들이 절규하고 있다. 남동생을 기다리고 있다는 한 여성은 "더러운 정부가 동생이 죽도록 내버려뒀다"며 울부짖었다고 AP는 전했다.


어이구, 어이구, 내가 다이빙 했던 곳에서 사람이 죽었네... 그런데, 이 쪽에서 이런 식으로 사람 많이 태우고 하는 건 언젠가 터질 것 같더니만, 마음이 좋지 않네요.

이집트 하는 꼴 하고는...이란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니깐. (...라고 말하지만 우리도 뭐 오십보 백보이긴 하지) 홍해 스쿠버다이빙이 그렇게 좋다던데 ㅠ.ㅠ 네 추억이 있는 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서 정말 마음이 안 좋겠구나.



이집트 정부 하는 꼴 하고는...

홍해에서 침몰한 페리선 사고에 대한 이집트 정부의 무책임한 대처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사고 발생 뒤 늑장 대응으로 피해를 키운 것은 물론, 항구에서 기다리는 승객 가족들에게 구출된 이들의 신원조차 일러주지 않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페리 분노'가 확산되자 정부는 승객 가족들의 소요를 막기 위해 폭동 진압경찰을 항구에 배치했다. 영국 BBC방송은 5일 페리선 침몰이 정치적 긴장까지 불러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이집트 후르가다 항구 부근에서 침몰한 페리선 `알 살람 98'호 탑승자 가족들이 배가 입항할 예정이던 사파가 항구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탑승자 가족들은 내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며, 항의 집회 도중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탑승자 가족들은 승객들의 생사를 알기 위해 애태우며 사파가 항구에서 사흘째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집트 항만청은 5일 오후 현재 5살 소년을 비롯해 승객 400명 정도가 구출됐으며, 인양된 시신은 195구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국은 "구조자가 400명"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구출된 이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가족 상봉까지 막고 있다.




침몰 현장에서 이틀 만에 구조된 5살 소년




사파가 항구에서 가족들 소식을 알려달라며 당국에 요구하는 이집트인들


당국은 이런 조치를 취한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행여 있을지 모를 소요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아직까지 탑승자 1400여명 중 800명은 실종 상태로 남아있다.

가족들은 당국에 "생존자들의 이름만이라도 알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항구에서 가족을 기다리던 헤시마트 하산은 BBC 인터뷰에서 "사람을 구해내지 못했으면 죽었다는 얘기라도 해달라"며 "정부는 우리를 며칠째 고문하고 있다"고 절규했다. 당국은 인양된 시신 30구의 사진을 찍어 1차로 공개한 뒤 탑승자 가족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4일부터 폭동 진압경찰을 배치했다. 이집트 정부는 유족들에게 2837파운드(약 500만원)의 보상금만을 지급하겠다고 발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정부는 인양된 시신 68구를 6일 중으로 카이로 시신안치소에 옮길 계획이다. 카이로 시신안치소 앞에도 탑승자 가족 수백 명이 모여 기다리고 있다. 앞서 항만청은 선박 침몰 사실을 알고서도 미군과 영국군의 구조작업 협력 제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선 압사 사고가... (2006.2.5)

필리핀 수도 마닐라 교외의 한 경기장에서 4일 TV 경품쇼를 보러 온 관중들이 몰리면서 대형 압사사고가 일어났다.

마닐라 교외의 울트라 경기장에서 ABS-CBN TV 네트워크가 주관하는 인기 게임프로 1주년 기념 쇼를 관람하기 위해 입장객들이 몰려들었다가 압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88명이 숨지고 280여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나이든 여성들이었다. 이 생방송 게임쇼는 자동차와 상금 등 경품이 많이 걸려있는 필리핀의 인기 프로그램. 최근 경품 쇼의 열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이 게임쇼의 입장권을 사려면 이틀씩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AP는 전했다.




압사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이 신문지에 덮여 경기장 바닥에 눕혀져 있다. / 로이터


경찰은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출입구로 몰리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긴급구조 활동을 벌인 필리핀 적십자사측은 사고 당시 경기장에 관람객 3만 명이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대형 참사에 애도를 표하고 정부 기관에 긴급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며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을 방문해 위로했다고 대통령궁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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