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중국·홍콩·대만의 '협력'...역대 최대 '전화사기단' 검거

딸기21 2019. 11. 26. 22:40

가토트 에디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이 26일 자카르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대만인들이 주도한 전화사기단 검거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자카르타 AFP연합뉴스

 

중국과 홍콩, 대만. 정치적으론 갈등과 대립의 연속이지만 ‘공조’도 많다. 본토와 홍콩, 대만 경찰이 아시아 각국 경찰과 협력해 전화사기단 조직원 430여명을 무더기 체포했다. 전화로 투자를 권유해 돈을 뜯어내는 ‘폰 스캠(phone scam)’, 한국식으로 말하면 보이스피싱 범죄 사건이다. 체포된 사람 숫자로 보면 지금까지 소탕된 조직들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채널뉴스아시아, A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경찰은 지난달부터 한 달 동안 전화사기조직 공동 검거작전을 벌였다. 그 결과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동자바주 믈랑에서 여성 11명을 포함해 85명을 체포하는 등 총 224명을 붙잡았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26일 자카르타에서 이 사실을 발표하는 회견을 하면서, 기자들 앞에 전날 검거된 이들을 세우고 모습까지 공개했다.

 

지난달에는 캄보디아와 필리핀에 근거지를 두고 홍콩인들을 상대로 전화사기를 친 이 조직 일당 168명이 검거됐다. 인도네시아에서 경찰을 피해 중국 본토로 달아난 사람 39명은 광둥성에서 공안에 붙잡혔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 범죄조직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곳곳에 ‘작전 기지’와 ‘콜센터’를 만들어 놓고 중국과 홍콩, 대만의 투자자를 모집했다.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시아 여러 나라에 서버를 두고,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 전화로 투자자들을 모았다. 이들의 사기 공작에 넘어간 피해자들은 중국 본토 은행 계좌에 돈을 맡겼다. 돈은 타이완으로 예금주들 몰래 이체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타이완으로 넘어간 자금의 행방은 묘연하다. 경찰은 대만을 거점으로 범죄조직들이 돈세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범죄조직을 만든 ‘수뇌부’는 타이완인들이었고, 말단에서 직접 거짓 투자를 권유한 사람들은 중국인과 대만인들이었다.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의 보조원들도 이들의 사기를 도왔다. 돈을 잃은 피해자는 주로 홍콩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검거된 이들 중 상당수는 범죄조직의 사기인 줄 모른 채 조직에서 써준 ‘원고’를 전화로 읽어주는 역할만 했던 사실상의 피해자들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신화통신은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서 체포된 사람 중 200여명이 26일 본토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홍콩에서는 올들어서만 이런 전화사기 1255건이 적발됐다. 피해액은 2억6500만 홍콩달러(약 400억원)에 이른다. 피해자들은 ‘본토’의 허술한 법을 들먹이면서 돈을 맡기면 거액을 붙여 돌려준다는 소리에 속아 중국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