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
발단은 극우파 목사가 한 말이었다. 미국 남부침례교단 목사인 로버트 제프리스는 우파 성향 매체인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민주당이 대통령을 쫓아내면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트위터로 퍼뜨리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뉴스위크는 9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내전 위험을 경고하며 극단적인 선동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만일 민주당원들이 대통령을 자리에서 몰아내는 데에 성공하면 내전을 야기할 수 있고 우리 조국은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없을 것”이라며 “로버트 제프리스 목사가 폭스뉴스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썼다. 민주당 주도로 하원이 탄핵 조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자신이 탄핵되면 국가가 무너진다고 주장한 것이다. 트럼프의 이 글에는 몇 시간 만에 수만 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2만회 가까이 리트윗됐다.
하지만 비판도 거셌다. 하버드대 법대 존 코츠 교수가 직설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코츠 교수는 트럼프의 글을 리트윗하면서 “현직 대통령이 의회가 헌법에 따라 부여받은 권한을 행사하면 내전이 일어난다고 대통령이 위협하는 것은 그 자체로 별도의 탄핵 요건”이라고 썼다.
프린스턴대 역사학자 케빈 크루스 교수는 트럼프가 내전을 운운한 것에 대해 민주당에 탄핵의 부담을 지우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탄핵 조사까지 이르게 된 원인이었는데, 이런 의혹들은 빼놓은 채 민주당과의 싸움으로 몰고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정당 간 싸움으로 몰아가는 트럼프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하원은 최대한 빨리 조사를 마치고 탄핵안을 가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명, 민주당 45명, 민주당과 연대 관계인 무소속 2명으로 구성돼 있다. 크루스 교수는 “탄핵을 하려면 양당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탄핵에 내전 같은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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