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살아있다
오사마 빈라덴 테이프에 이어,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테이프가 다시 공개됐다. 미군은 앞서 이달 중순 알 자와히리를 잡는다며 파키스탄의 국경 마을을 폭격했었다. 알 자와히리는 미군을 비웃듯 건재를 과시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을 `도살자'라고 맹공격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30일 빈라덴의 오른팔이자 알카에다 2인자로 알려진 알 자와히리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방영했다. 알 자와히리는 이 테이프에서 "미군 전투기가 페샤와르(파키스탄 지명) 근교 마을에서 (이슬람) 축제장을 폭격해 18명이 숨졌다"면서 "미군은 (숨진 이들의) 성전을 `테러'라고 부르지만 부시야말로 도살자"라고 비난했다. 미군은 지난 13일 페샤와르 근교 한 마을의 민가에 대대적인 공습을 퍼부은 뒤 알 자와히리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그는 민가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공습으로 민간인들이 대거 숨지면서 파키스탄 전역에서 반미 시위가 고조됐었다.
2003년 알자지라에 방송된 알 자와히리 테이프 자료화면 / 알자지라·AFP
그는 이번 테이프에서 미군의 공습 날짜를 명시해 자신의 생존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내 첫 번째 메시지는 도살자 부시가 패배한 거짓말쟁이일 뿐 아니라 자기 나라에게도 흉조(bad omen)가 되리라는 것"이라며 "부시는 이미 미국에 재앙을 가져왔을 뿐더러, 앞으로 더 큰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19일에는 빈라덴의 육성을 담은 녹음테이프가 알자지라를 통해 방송돼, 미군 소식통들을 통해 흘러나왔던 `빈라덴 사망설'을 무색케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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