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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품 싣고 바하마로 날아간 2차 대전 비행기

딸기21 2019. 9. 9. 15:16

구호품을 싣고 바하마의 그랜드바하마 섬 샌디포인트에 도착한 2차 대전 당시의 미군 군용기 ‘티코벨’. 사진 플로리다투데이(FLORIDA TODAY)

 

허리케인 ‘도리안’에 강타당한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 특히 피해가 컸던 아바코섬 남쪽 끝 샌디포인트에 지난 7일(현지시간) 낡은 군용기 한 대가 날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에 동원됐던 비행기다.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은 바하마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플로리다 등지에서 주민들이 구호품을 모으고 자원활동에 나서고 있으며 낡은 군용기 ‘티코벨’까지 바하마로 향했다고 8일 보도했다.

 

티코벨은 2차 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쓰였던 군용기로, 공식 명칭은 더글러스 C-47 스카이트레인이다. 이 비행기는 1944년 6월 6일 ‘D-데이’에 프랑스로 날아가 낙하산병들을 내려보냈다. 미군은 플로리다주 티터스빌의 군용기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것을 이번 바하마 구호활동에 투입, 샌디포인트에 1.5t 분량의 구호품을 전달했다. 플로리다공과대학도 1960~80년대 중남미에서 많이 쓰였던 소형 항공기 모델인 파이퍼나바호 한 대를 지원했다.

 

허리케인은 지나갔지만 바하마의 상황은 ‘핵폭탄을 맞은 듯’ 참혹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한다. 나소가디언 등에 따르면 8일 현재 사망자 수는 43명으로 집계됐으나, 직격타를 맞은 아바코섬과 그랜드바하마 일대의 저지대 주택들이 물에 잠기거나 부서지면서 수백명이 매몰·실종된 것으로 보인다. 구조와 수습이 진행되면 인명피해가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7만명에 이르는 이재민들은 살길이 막막하다. 미국에 연고가 있는 1500명 가량은 배를 타고 플로리다로 이동했으나 살 곳을 잃고 먹고마실 것조차 모자라는 대부분의 이재민들은 당장 잠자리조차 없는 형편이다.

 

바하마를 괴롭힌 도리안은 미국 동부 해안을 지나 캐나다로 북상했다. 노바스코셔주의 항구도시 핼리팩스에서는 강풍에 크레인이 무너졌으며 도로 가드레일이 휘어지고 정박된 배들이 뒤집히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