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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의 카메라]물탱크에서 내려다본 아이들은

딸기21 2017. 6. 8. 20:20




올망졸망, 아이들이 위쪽을 바라보며 손을 흔듭니다. 아이들이 기대고 앉은 간이 담장 안쪽 천막에 UNHCR이라는 글자가 보이네요. 이라크 북부의 아르빌에 있는 유엔난민기구(UNHCR) 난민캠프랍니다.

이라크 정부군이 북부 대도시 모술에서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내기 위해 8개월째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모술은 거의 탈환해 갑니다만, 이 과정에서 매일 6000~8000명씩 피란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내 난민(실향민·유민, IDPs)’이라고 국제기구에서는 부릅니다. 그뿐 아니라 이라크에 들어와 있는 시리아 출신 난민들도 많습니다.


캠프에 들어와 있는 난민들은 이렇게 생긴 임시 주택에서 삽니다. 하지만 난민들 중 유엔이 관리하는 캠프에 들어가 있는 비율은 28%뿐이며 나머지 72%는 쿠르드 자치정부가 내 준 빈 건물에 머물거나 지인들 집에 산다고 합니다. 집을 빌려 사는 사람도 있고요.

▶[르포] 건설 멈춘 아르빌, 늘어나는 난민들...IS 격퇴전 속 이라크를 가다

위에 올려놓은 사진들은 아르빌의 쿠슈타파 난민촌의 높은 물탱크에 올라가 찍은 겁니다.

이 사진들을 찍은 사람은 배우 정우성씨입니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정우성씨가 지난 5일부터 아르빌의 난민촌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배우나 기자가 외국 가서 봉사활동 혹은 취재를 하는 것이 뭐가 그리 힘들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많이 힘듭니다. 여러가지 여건이나 물리적인 상황, 그리고 ‘마음’이 많이 힘듭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힘겹게 살아가시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내 고생 쯤이야, 힘들다 말할 수는 없지”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아마 정우성씨도 지금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정우성씨, 유엔난민기구 신혜인 공보관, 그리고 이분들과 함께 현지에 가 있는 경향신문 국제부의 박효재 기자도요.

정우성씨는 2016년에 경향신문에 난민 문제에 대한 글을 기고하기도 했습니다.

▶[정우성 기고] “한 영혼이 꿈을 이루면 국가도 다시 일어선다”
▶[인터뷰] “난민 향한 시선 바꾸고파…한국도 이젠 도울 수 있는 위치”



사진 정우성(배우·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물탱크 아래로 내려와, 캠프에서 만난 아이를 찍었네요. 몹시 덥다고 합니다. 40도를 넘나드는 건조한 더위.


사진 정우성(배우·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아이들은 밝고 귀엽습니다. 하지만 이미 마음으로 ‘슬픔’을 배웠을 겁니다.

“나도 아버지처럼 천국에 가고 싶어요” 자살, 자해하는 시리아 아이들 




사진 J. Matas, UNHCR



마지막 사진은 유엔난민기구 사진작가가 찍은 정우성씨 모습이로군요.

정부군은 10일까지 모술을 완전히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군요. 이날은 3년 전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모술에서 ‘칼리프 국가’를 선언한 날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난민들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평화는 언제쯤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