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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누드 그림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경건병 걸린 사람들'로 몰아가는 글들을 몇 개 보았습니다. 여혐을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꼴페미' '신경과민증' 낙인을 씌우는 것에서, 이제는 엄숙주의자로 몰아가는 쪽으로 한 단계 또 진화가 이뤄진 모양입니다.
그 그림이 기분나쁘고 불쾌한 건 내가 '경건해서'가 아닙니다. 대통령같이 높은 사람을 모욕해서도 아닙니다. 여성을 '혐오'하려고 '의도'하지는 않았겠지요. 그렇게 무의식 중에 여성은 '여성의 몸'으로 보는 시각이 싫은 겁니다. 대통령이건 누구건, 여성들을 풍자하려면 발가벗기고 보는 그 태도가 불쾌한 겁니다. 그게 모욕적이고, 혐오로 느껴지는 겁니다.
미학적으로 후져서도 아니고, 특정 정치 진영에 불리한 결과를 만들어서도 아닙니다. 그런 퍼포먼스가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모자랐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모저모 생각해보고 성장하면 됩니다. 그런데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불쾌하다는 사람들에게 '니가 불쾌한 게 문제야, 니가 무식해서야'라고 오히려 다시 공격을 가하는 사람들이 싫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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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벗긴 그림이 기분 나쁘다고 하면 "지금 때가 어느 땐데 그딴 거에 시비야"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데 여성 어쩌구야" 이러는 자들이 적잖이 보입니다. 문재인에게 불리해질 상황이면 기분 나쁘고 그들의 태도가 옳지 않아도 걍 가만히 입 다물고 있어야 하나요? 내가 왜? 내가 나가서 촛불을 든 건 민주당 후보 대통령 만들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그들에게, 최순실처럼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억지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야당이 이겨야 하니, 박근혜를 물리쳐야 하니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거예요'라고 말하라는 강요를 듣고 있다고.
(이런 이슈들에 대해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혼자 조금, 아주 잠깐 생각해봤습니다. 왜 나는 핫한 이슈들에 대해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 1. 깊이 생각하기 귀찮아서 2. 생각을 정리하기 귀찮아서 3. 말다툼 생길까 무서워서... 세 가지 모두 같잖은 이유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끄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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