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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기름이 모자라?

딸기21 2006. 1. 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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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석유난'

이라크의 원유 수출이 늘기는커녕, 지난달 전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를 팔아 이라크 재건자금을 충당하겠다던 미국의 장담은 빈말이 된지 오래다. 정정불안과 유혈사태 때문에 세계2위의 석유대국 이라크에서 에너지 부족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새 정부 구성을 둘러싼 종족·종파 갈등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새 국가 출범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석유 부족 사태

지난달 이라크의 1일평균 원유수출량은 110만 배럴에 그쳐 미군 점령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의 원유수출량은 1980년대 1일 800만 배럴에 이르렀으며,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유엔의 인도주의 조치로 제한적인 수출만 허용됐을 때에도 최대 700만 배럴에 육박했었다. 미국은 2003년5월 점령 뒤 곧바로 원유 수출을 재개토록 했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프라가 파괴되고 저항세력의 사보타주가 이어지면서 석유 생산은 크게 줄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원유 판매대금으로 이라크 재건자금을 충당토록 할 것"이라고 큰소리쳤지만 전후 3년을 바라보는 지금 이라크 석유생산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미국의 당초 목표는 이라크 석유생산을 2004년 말까지 1일 300만 배럴로 늘리는 것이었으나 산유량은 오히려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에너지수급 악순환

이라크의 에너지 수급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산유시설 파괴는 기름값을 올려 에너지 위기를 불러오고 있고, 이것이 다시 정정불안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돼버린 것. 이브라힘 바르 알 울름 석유장관은 전날 정부의 석유값 인상조치로 키르쿠크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시민 2명이 경찰에 사살되자 2일 사퇴해버렸다.

이라크 정부는 북부 키르쿠크, 모술 일대에서 후세인 잔당이 산유시설을 공격해 증산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로이터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이라크 에너지 보조금을 줄이게 했던 것이 소요사태를 불러온 직접적인 요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정국 안정 이뤄질까

지난달 15일 총선이 실시된 뒤 후세인 시절의 집권당에서 소외세력을 전락한 수니파들은 시아파·쿠르드 연합세력의 집권을 용인할 수 없다며 반발해왔다. 그러나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라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수니파도 새 정부 구성에 협력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수니파 주요 정치조직인 이라크일치전선(IAF)은 쿠르드족과 협상을 벌인 끝에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수니파 주요 정당의 참여가 무장세력들까지 잠재울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2일 하루에도 이라크 전역에서 유혈사태로 12명 이상이 숨졌다.


지옥 같은 이라크


이라크에서 잇단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나 5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130명이 숨졌다.

전날 53명이 테러공격으로 사망한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테러가 일어남으로써 지난해 9월 이래 최악의 `피의 날'로 기록되게 됐다. 잠시 주춤하는가 싶었던 무장세력 테러는 연초부터 다시 거세지고 있다.




Police officers cordon off the area as a destroyed vehicle is carried away

after a suicide bomber blew himself up against an Iraqi police convoy

in the Habibiya district of Baghdad. The suicide bomber was killed and

no other injuries were reported. At least 120 people, including five

US soldiers, were killed in bomb attacks across Iraq, fuelling

sectarian tensions as the country looks to form a new government. / AFP



남부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에서는 5일 오전 10시쯤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 순찰을 하던 미군 5명이 숨졌다. 미군을 겨냥한 공격이 있은 지 15분도 지나지 않아 유서 깊은 사원 이맘후세인 모스크에서 폭탄을 몸에 두른 테러범이 자살공격을 감행했다. 이 테러로 63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다쳤다. 카르발라는 이슬람 시아파의 탄생지로, 이슬람의 4대 성지에 속하는 곳이다. 그러나 수니파와 시아파 간 갈등이 커지면서 2003년 미군 점령 뒤 카르발라 일대에서는 폭탄테러가 잇달았다. 지난 2004년말 이래 이 지역은 다소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지난달 총선 뒤 종파갈등이 악화되면서 또다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40분 뒤 수니파 무장조직들의 본거지인 바그다드 서쪽 라마디에서는 경찰 지원자 모집장소에 자폭테러가 일어나 56명이 숨지고 60명이 부상을 입었다. 바그다드에서도 소규모 차량폭탄 공격과 저항세력의 총격이 연달아 일어나 6명이 숨졌다. 이날 하루 테러공격으로 숨진 이들이 13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군 사망자는 개전 이래 2188명으로 늘었다.


카르발라 테러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조직은 아직 없지만, 이날 연쇄적인 테러공격은 정국 혼란을 노린 수니파 무장세력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5일 총선 이후 이라크에서는 종족·종파 갈등이 악화됐었으나, 최근 소수세력인 수니파가 새 정부 구성에 합의함으로써 분열이 봉합돼가고 있었다. 이브라힘 알 자파리 총리를 비롯한 시아파 정치인들은 물론, 수니파 정치조직들도 테러를 일으킨 무장조직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은 "새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테러 공격으로 정치일정에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