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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미군, 지진 피해 구마모토 지원에 '과부 제조기' 오스프리 투입

딸기21 2016. 4. 18. 16:19

주일 미군이 일본 구마모토 지진 피해자 지원에 나섰다. 존 도런 주일미군 사령관은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우리는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날 미군에 피해지역 구호물자 수송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제는 미군의 지원 내용이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 투입’이라는 것이다. NHK방송은 필리핀에 주둔 중이던 미 해병대의 신형 수송기 오스프리 4대가 오키나와의 후텐마 기지를 거쳐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기지로 이동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이날 밤 “자위대도 18일부터 C130, UC35 수송기 등을 구마모토 공항에 보내 물자 수송을 시작하며, 오스프리도 같은 날부터 이와쿠니에서 피해지역까지 구호품을 실어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NHK방송 화면 캡처


 

그러나 미군 오스프리를 동원하는 것은 또 다른 정치적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스프리는 헬리콥터와 항공기의 장점을 결합시켜,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게 한 군용기다. 수직으로 뜨고 앉는 게 가능하고 시속 500km 이상의 고속비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병력을 적지로 침투시키거나 기습공격을 할 수 있는 유용한 무기로 개발 당시 각광을 받았다. 공중급유를 받는다면 이론적으로는 대륙간 비행도 가능하다. 

 

하지만 오스프리는 ‘과부 제조기’(widow maker)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잦은 사고를 냈다. 1991년 미군에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70여 명이 추락 등으로 목숨을 잃어,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2년 10월 주일미군이 오스프리 운용을 시작하기 전, 도쿄와 오키나와 등 일본 여러 도시에서는 “수송기가 떨어져 민간인 거주지역 피해를 낳을 수 있다”며 10만 명 이상이 반대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일미군은 결국 오키나와에 해병대용 오스프리 24대를 배치했다. 


 

지난해 7월 일본 정부는 안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스프리 5대를 구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말 많은 오스프리를 구매하는 첫 국가가 됐다. 일본 정부는 2018년까지 오스프리 보유대수를 17대로 늘릴 계획이다. 17대의 가격은 무려 30억 달러(3조4440억원)에 이른다. 

 

이렇게 논란이 많은 오스프리를 미군이 지진 구조에 투입하기로 한 것은, 일본 정부와 협력해 ‘인도적 용도’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미군 오스프리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오스프리는) 높은 기동력과 공중수송 능력을 갖고 있다”며 “특히 고립돼 있거나 도로가 막힌 곳에 빨리 물자를 보내려면 수직 이륙능력이 있는 오스프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