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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노벨상, 일본 생물학자 오스미 요시노리

딸기21 2016. 10. 3. 19:24

기초과학 분야에서 일본의 저력이 또 다시 확인됐다. 올해 첫 노벨상 수상자 선정의 영예를 안은 사람은 일본의 생물학자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71·사진)였다.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왕립학술원은 3일 오전(현지시간) 오스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를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학 특임교수. 도쿄 _ 교도연합뉴스



분자세포생물학자인 오스미는 세포가 내부의 불필요한 단백질 등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메커니즘인 ‘오토파지(자가포식)’를 연구해왔다. 그는 이날 노벨상 수상자로 결정된 뒤 요코하마에 있는 도쿄공업대학의 연구실에서 NHK 등 일본 언론과 만나 “영광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며 “나처럼 기초생물학은 연구해온 사람이 이런 평가를 받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이들에게, 과학을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오스미는 도쿄대에서 공부하고 교수를 지냈으며 기초생물학연구소 명예교수, 도쿄공업대학 프론티어연구기구 특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후쿠오카 태생으로, 아버지도 규슈대학 공학부 교수를 지낸 과학자 집안 출신이다. 네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형들이 주는 과학책을 읽으며 자랐다고 한다. 특히 야스기 류이치(八杉龍一)의 ‘살아있는 것의 역사’와 마이클 패러데이의 책을 읽으며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대학 이과학부에 진학했을 때만 해도 화학을 전공하려고 했으나 신설된 기초과학과로 진학해 생물학으로 전공을 정했다. 1967년 대학을 졸업한 뒤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해 단백질 합성 등에 대해 연구했다. 1974년 이학박사학위를 받고 미국으로 유학해, 면역계 연구로 197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 신경생리학자 제럴드 모리스의 연구실에서 연구했다. 

 

오토파지는 세포가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소기관들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현상이다. 핵이 있는 세포를 가진 모든 생물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생명의 기본적인 구조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포는 영양이 부족한 상태가 되면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내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며 새로운 단백질의 재료 겸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즉 세포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에 빠질 수 없는 메커니즘이다.

 

오스미는 1988년 도쿄대 연구실에서 현미경으로 세포를 들여다보다가 ‘액포’라는 기관에서 작은 단백질 입자가 격렬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발견했다. 영양이 부족한 효모 세포가 단백질 성분을 분해하는 과정을 포착한 것이다. 오스미는 오토파지가 일어나지 않게 제어한 인공 효모를 정상적인 효모와 비교해 1993년 이 과정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파킨슨병 등은 오토파지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예방약 연구 등 활용도가 높은 오토파지는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5000편 이상의 논문이 나왔을 정도로 인기 있는 연구분야다. 

 

오스미는 이러한 업적으로 2006년 일본 학사원상, 지난해에는 캐나다의 세계적인 의학상인 가드너국제상을 수상했다. 일본에서는 오스미가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이전부터 나왔다. 오스미의 모교인 후쿠오카 현립고등학교에서는 학교 교장들과 동창들이 모여 스톡홀름에서 전해올 소식을 기다렸고, 마침내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했다. 

 

일본 과학자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것은 1987년 도네가와 스스무, 2012년 야마나카 신야, 지난해 오무라 사토시에 이어 이번에 4번째다. 일본은 화학상 7회(총 8명), 물리학상 7회(총 9명)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역대 일본 노벨상 수상자 (수상연도)

·물리학상 : 유카와 히데키(1949), 도모나가 신이치로(1965), 에사키 레오나(1973), 고시바 마사토시(2002), 고바야시 마코토·마스카와 도시히데(2008), 아카사키 이사무·아마노 히로시(2014), 가지타 다카아키(2015)

·화학상 : 후쿠이 겐이치(1981), 시라카와 히데키(2000), 노요리 료지(2001), 다나카 고이치(2002), 시모무라 오사무(2008), 스즈키 아키라·네기시 에이이치(2010)

·생리의학상 : 도네가와 스스무(1987), 야마나카 신야(2012), 오무라 사토시(2015)

·문학상 :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 오에 겐자부로(1994)

·평화상 : 사토 에이사쿠(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