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種)은 이제 세계에 단 세 마리 밖에 남지 않았다. 멸종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인류는 또다시 수백만년을 살아온 거대 포유류의 한 종을 절멸시키고 마는 것일까.
미국 샌디에이고 사파리 공원에 살던 암컷 북부흰코뿔소 ‘놀라’가 22일 숨졌다고 샌디에이고유니온트리뷴 등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동물원 측은 성명을 내고 41살 된 놀라가 박테리아에 감염돼 집중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죽었다고 밝혔다. 특유의 휘어진 뿔을 가진 놀라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2살 정도 됐을 때 포획됐다. 체코의 동물원에 있다가 1989년부터 미국으로 옮겨졌으며 그후 줄곧 이 공원에서 살아왔다.
놀라는 이 사파리 공원에서 북부흰코뿔소 수컷 앙갈리푸, 암컷 노티와 함께 지냈다. 공원 측은 놀라와 앙갈리푸를 짝짓기하게 하려 갖은 애를 썼으나 실패했다. 노티는 2007년 죽었고 앙갈리푸마저 2014년 12월에 죽어, 이 공원에는 놀라 하나만 남게 됐다.
미국 샌디에이고 사파리 공원에 살았던 북부흰코뿔소 ‘놀라’. 사진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www.sandiegouniontribune.com)
놀라마저 죽음으로써, 세계에 북부흰코뿔소는 단 3마리만 남았다. 세 마리는 케냐 라이키피아 지역의 올페제타 보호구역에 살고 있다. 수컷 ‘수단’과 암컷 ‘파투’와 ‘나진’이다. 체코의 동물원에 살던 수단은 2009년 번식을 위해 올페제타로 거처를 옮겼다. 300헥타르의 보호구역에서 사는 수단에게는 밀렵을 막기 위해 24시간 무장 경호원이 붙어 있다. 케냐 당국이 수단과 파투, 나진의 인공수정을 몇 차례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인공수정이 실패로 돌아간 채 수단이 숨지면 북부흰코뿔소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1900년대만 해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는 코뿔소 50만 마리 정도가 살았다. 그 숫자는 1970년대에 7만마리로 줄었다. 2011년, 코뿔소의 한 종류인 서부검은코뿔소가 멸종했다. 현재 세계 곳곳의 보호구역에 2만9000마리 정도의 코뿔소가 살아 있으나 그 중 몇몇 종은 서부검은코뿔소의 뒤를 따르게 될 운명이다. 현재로선 가장 강력한 ‘멸종 후보’가 북부흰코뿔소다. 북부흰코뿔소는 1960년대에 콩고민주공화국의 가람바 국립공원에 2000마리가 살고 있었으나 1984년에는 15마리만 남았고 그 지역에서는 이내 완전히 사라졌다.
코뿔소가 멸종 위기를 맞은 것은 대부분 밀렵 탓이다. 지난 5월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코뿔소의 뿔은 kg 당 7만5000달러(약 8000만원)에 팔려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해에만 코뿔소 1215마리가 밀렵꾼에게 희생됐다. 밀렵꾼들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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