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연구한 곳으로 알려진 에콰도르령 적도의 섬 갈라파고스에서 신종 대형 거북이 발견됐다.
미국 예일대 진화생물학자 아달히사 카코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갈라파고스 제도의 산타크루스 섬 건조지대에 사는 250여 마리의 자이언트거북이 기존에 이 섬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거북들과는 다른 종임을 확인, ‘켈로노이디스 돈파우스토이(Chelonoidis donfaustoi)’이라는 학명의 새로운 종으로 명명했다고 네이처가 21일 보도했다.
거북의 이름은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에서 생태보호에 투신해온 파우스토 제레나 산체스를 기리는 의미에서 지어졌다. 동료들에게 ‘돈파우스토(Don Fausto)’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제레나는 퇴임 전까지 43년 동안 이 공원에서 거북 보호·양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국립공원 안에는 그의 이름을 건 ‘파우스토 제레나 거북 양육센터’도 있다. 카코네 박사는 “이곳 거북들은 모두 (외국에서 온) 과학자나 탐험가들의 이름을 땄을뿐, 어떤 종도 에콰도르 사람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적이 없었다”며 “돈파우스토는 거북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돈파우스토는 갈라파고스의 상징과도 같았던 핀타 섬의 마지막 코끼리거북 ‘외로운 조지’를 돌봤던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최소 100년 넘게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던 조지는 핀타 섬에 마지막 남아있던 ‘켈로노이디스 니그라 아빙도니(Chelonoidis nigra abingdoni)’ 종이었으나 2012년 숨졌다. 조지는 자손도 없었고 다른 개체도 전혀 남아 있지 않아, 니그라 아빙도니 종은 공식 멸종했다. 돈파우스토는 40년 간 조지를 돌봤으며 조지가 숨진 것을 발견한 것도 그였다. ‘외로운 조지’를 떠나보낸 그에게 자신의 이름을 딴 새 거북이 생김으로써 큰 선물을 받은 셈이 됐다. 돈파우스토이 거북들 역시 그가 지켜온 보호구역 내에 살고 있다.
섬 내륙의 거북들을 10년 가까이 연구해온 카코네 박사와 동료들은 이번에 새로 명명된 거북들의 서식지가 다른 거북들의 주요 서식지와 20km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다른 종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연구를 해왔다.
맨 처음 이런 가설을 내놓은 사람은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서 일했던 학자인 톰 프리츠였다. 겉모습과 외양만으로는 같은 종인지 다른 종인지 알아내기 힘들기 때문에, 프리츠는 카코네 박사 팀에게 유전자 조사를 통한 연구를 제안했다. 카코네 박사 팀은 25개의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를 분석, 해안 거북과 내륙 거북이 다른 종임을 밝혀낸 논문을 21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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