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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시리아인들…최대 적은 IS·외국군 아닌 ‘자국 정부’

딸기21 2015. 11. 25. 15:18

4만2234. 지난 13개월 동안 전투기들이 시리아를 공습한 횟수다. 미국과 아랍 동맹국들, 프랑스, 러시아가 줄줄이 공습에 나서면서 시리아 사람들은 연일 퍼붓는 폭탄과 미사일 속에 살아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이 지난 9월말 공습을 시작한 뒤 50여일 만에 민간인 403명 이상이 숨졌다. 러시아군이 공습으로 사살한 극단주의 무장세력은 381명으로, 무고한 시민의 희생이 더 컸다.


외국군의 공습은 전투기 비행음이라도 들리고 정부군이나 이슬람국가(IS) 등의 군사시설을 겨냥하니 그나마 낫다. 가장 무서운 것은 첨단 미사일이 아닌 정부군의 통폭탄(barrel bomb)이다. 정부군은 반군을 잡는다며 드럼통에 TNT 따위 폭발물을 가득 넣은 통폭탄을 알레포나 하마 같은 대도시 시장통에 떨어뜨린다. 지난 13개월 동안 통폭탄이 2만2370개나 떨어졌다. 정부군이 다마스쿠스, 알레포, 홈스, 데이르 에조르, 라카, 다라 등 크고작은 도시에 공습한 회수는 1만9864회였다.



시리아 사람들의 최대의 적은 IS도, 외국군도 아닌 자기네 정부다. 현지 상황과 민간인 피해 모니터링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23일 웹사이트에 사망자 집계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20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정부군 공격으로 숨진 민간인은 최소 6889명이다. 그 중 1436명은 아이들이다. 정부군에 사살된 IS나 알누스라 극단주의 전투원은 3702명이었다. 역시 민간인 피해가 훨씬 컸다.


프랑스 동시다발 테러 뒤 IS 파괴작전에 세계의 관심이 쏠린 사이, 정작 최악의 피해를 일으키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은 기사회생하는 분위기다. 파리와 워싱턴과 모스크바에서 외교전이 벌어지고 빈에서 휴전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시리아인들은 매일 죽어가고 집 잃은 유민이 되고 국경 넘어 남의 나라에서 난민이 된다. 인권관측소는 “국제사회가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민간인 살해에 대해 도덕적인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전쟁범죄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달 전 터키의 보드룸 해안에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이 아일란 쿠르드의 주검이 떠밀려 왔을 때 세계가 충격에 빠졌으나, 시리아에서는 매일 아이들의 죽음이 반복되고 있다. 2011년 3월 내전이 시작된 이래 민간인 8만명 가량이 숨졌고, 그 중 7000명 정도가 아이들이었다. 희생된 아이들의 절반 가량은 정부군과 반정부군, 극단세력의 교전 과정에서 포탄과 파편에 맞아 숨졌다. 나머지는 공습과 총격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벨기에 루뱅가톨릭대학 전쟁역학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8월 영국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민간인 밀집지역에서 폭발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특히 여성들과 아이들에게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단적인 예가 2013년 8월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이었다.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써서 700~1300명이 숨졌다. 그 중 상당수가 아이들이었다.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전쟁으로 의료·보건시스템이 무너지는 것도 취약한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지난해 말 현재 시리아의 병원 20%가 부서졌거나 문을 닫았고 35%는 부분적인 진료밖에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난민촌의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