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중국 경제 찬바람, 사우디는 몸살... 유가의 향방은?

딸기21 2015. 8. 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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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찬바람에 몸살을 앓게 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부터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과 출혈경쟁을 벌여온 사우디는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더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미국 셰일가스와 곧 시장에 풀릴 이란 석유의 위협 속에 사우디가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당분간 유가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기름값이 싸지면 우리야 좋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는 게 문제겠지요. (사우디가 흔들흔들흔들리다가 왕정이 무너지기라도 하면... 이라는 상상도 가끔 해봅니다;;)


미-사우디 '치킨게임' 승자는 과연 누구?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석유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북해산 브렌트와 미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 24일 중국 증시 급락 이후 배럴당 40달러 안팎으로 떨어졌습니다. 


미 에너지부는 25일 올해 WTI의 배럴당 평균가격을 49달러 정도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예측치보다 6달러나 낮춰잡은 것이라고 합니다. 내년 평균가는 배럴당 54달러로 예상됐는데, 이 또한 지난달 예측치보다 8달러를 낮춘 것입니다. 셸·BP 등 에너지기업들은 며칠 새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지난해 사우디는 유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아우성을 묵살한 채 감산을 거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이 나가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려는 것으로 봤고, 사우디와 미국 기업들의 '치킨게임'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그래프에는 지난해까지의 상황만 나와 있는데, 지금은 미국과 사우디 모두 1일 산유량이 1000만 배럴이 넘고, 미국이 오히려 조금 앞섭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회사들은 일부 타격을 입었습니다. 뉴욕타임스 2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2~3년 새 석유부문 일자리 10만개가 없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의 산유량은 늘고 있습니다.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이 생산비용을 재빨리 낮춰가며 수지타산을 맞추고 있는 반면, 사우디는 재정난으로 폭발하기 직전입니다. 


중국이 석유를 덜 쓰면 지구엔 좋지 머... (딸기 생각)


사우디는 하루 산유량 1060만배럴 중 70% 이상을 중국에 팔아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하루 774만 배럴이던 대중국 수출량은 5월부터는 700만배럴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사우디가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을 때의 기본 전제는 ‘중국의 끝없는 수요’였는데 그 전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죠.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00~2014년 세계 석유수요 증가분의 40%가 중국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고속성장기가 끝나가면서 중국의 왕성하던 에너지 식욕도 둔화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석유수요는 올해 전년대비 3.6% 늘어나는데 그쳤고, 내년에는 3.2%로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은 산유국들 간의 경쟁도 유가를 끌어내린 요소였습니다. 사우디, 나이지리아, 알제리 등이 2000년대 이후 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과열 경쟁을 해온 측면도 있다는 겁니다. 거기에 세계적인 저성장이 겹쳤고, 이제 중국 쇼크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사우디는 여전히 유가하락을 감내하겠다는 입장인 듯 합니다. 사우디 석유부는 지난 24일 “석유값이 더 떨어진들 OPEC은 감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OPEC이 감산을 논의하더라도 ‘이란 변수’라는 중요한 요인이 있습니다. 돈이 급한 이란은 OPEC 회원국이긴 하지만 산유 쿼터를 따질 처지가 아닙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어떤 가격에라도 우리는 산유량을 늘려야 하며, 다른 대안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핵 합의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 이란산 석유가 세계에 풀릴 수도 있을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습니다. 


돈 급한 이란 "어떤 값에라도 우린 증산"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OPEC이 올해 말까지 유가 추이를 지켜보고 이란 변수를 평가한 뒤 내년쯤 감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OPEC이 산유량을 줄여도 기름값이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 OPEC 산유국들의 시장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북해유전이 개발될 때 OPEC은 시장에 미칠 효과를 평가절하했으나 1980~90년대 결국 저유가 시대를 맞았습니다. 유가는 2000년대 이라크전이 일어나고 신흥국 에너지 수요가 커진 뒤에야 다시 올라갔습니다. 저유가 때 생산을 멈췄던 비 OPEC 산유국들은 기름값이 오른 지난 10여년 새 생산량을 엄청나게 늘렸습니다. 



석유전문가 존 켐프는 25일 로이터통신 기고에서 “사우디 등은 저유가 때문에 비 OPEC 국가들의 산유량이 줄고 시장이 내년쯤 균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앞날을 확신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저유가의 영향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베네수엘라, 이란, 나이지리아, 브라질, 러시아는 경제난과 함께 정치적 불안정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걸프 산유국들은 당장 경제가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대외 투자를 줄일 것이고, 이집트 등에 주던 지원금을 줄일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