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스파이, 가미카제... ‘군사용 돌고래’의 진실은  

딸기21 2015. 8. 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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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치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돌고래를 스파이로 썼다”며 돌고래를 체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팔레스타인 라디오와 일간 알쿠즈 등을 인용해 “하마스가 스파이장비가 장착된 돌고래를 체포했다”고 19일 보도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서쪽 지중해 해상에서 붙잡은 돌고래에는 정찰용 카메라 등이 붙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이 돌고래가 하마스 내 무장분과인 에제딘 알카삼 여단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알쿠즈 등은 전했다. 그러나 정작 하마스는 돌고래를 붙잡았다고 밝힌 바가 없으며 언론들 보도에 대해 아무 논평도 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동물들까지 스파이활동에 동원하고 있다는 보도는 전부터 있었다. 2012년에는 수단에서 이스라엘 꼬리표가 달린 독수리가 발견돼 ‘모사드 스파이설’이 일었다. 2013년에는 이집트 정부 관리가 “이스라엘이 조종하는 상어가 홍해의 관광객들을 공격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이스라엘이 곤충과 비슷한 ‘초소형 정찰로봇’ 등을 연구해오기는 했으나, 동물을 정찰용 혹은 공격용 무기로 동원한 사실이 확인된 적은 없다.


불쌍한 돌고래. 사진 WIKIPEDIA


지능이 높은 돌고래를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없지는 않았다. 미국과 옛소련은 실제로 돌고래를 훈련시켰다. 주로 해상 실종자 탐색과 어뢰 제거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 해군은 ‘해상포유류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의 기지에서 지금도 돌고래와 바닷사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지난 3월 비즈니스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받는 돌고래는 85마리, 바닷사자는 50마리다. 미군은 2002년부터 이 프로그램에 연간 1400만달러의 예산을 배정했으며, 2020년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돼 있다. 돌고래들은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걸프(페르시아만)에 지뢰탐지용으로 배치됐다. 1970~71년 베트남전 때에도 미 해군이 적군의 해상 접근을 감시하기 위해 고래류를 동원한 적 있다.

 

옛소련은 흑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부근에서 해상포유동물의 군사적 활용을 연구했다. 러시아군도 이어받아 1990년대까지 미국과 비슷한 동물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예산난에 부딪친 러시아가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살상용’으로 훈련받은 돌고래들을 이란으로 팔았다는 소문이 있었다. 당시 영국 BBC방송은 “러시아의 ‘가미카제 돌고래’들이 이란에 팔렸다”며 이 소문을 전했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았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 미국 루이지애나주 폰차트레인 호수에서 미군의 군사용 돌고래들이 탈출했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미 해군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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