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시리아 내전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도 대화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케리 장관은 14일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5년째로 접어드는 시리아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과도정부로 이행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결국 우리는 협상을 해야만 한다”며 “우리가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은 그(아사드)가 (협상에)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3월 15일부터 아사드 세습독재정권에 맞선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비화됐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으로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반아사드 진영에 이슬람국가(IS), 알누스라전선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들이 끼어들면서 변질됐다. 특히 지난해 6월 IS가 시리아·이라크 일부 지역에 ‘칼리프(이슬람 수장) 국가 수립’을 선포하고 잔혹행위를 일삼으면서 ‘반 아사드 내전’이 아닌 ‘반 IS 국제전’으로 비화됐다.
미국은 아사드 정권이 물러나야 한다면서도 이를 위한 무력개입 가능성은 배제해왔다. 그 대신 아사드 측을 압박,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진영에 권력을 넘기고 과도정부를 구성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2013년과 2014년 열린 국제협상은 여러 진영 간의 이견 때문에 모두 실패로 끝났다. 반정부 진영은 아사드 측이 협상테이블에 나오는 것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시리아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러시아와 이란 등은 아사드 측이 협상 파트너로 인정돼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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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드 측은 지난 1월 모스크바에서 반정부 진영의 일부 인사들과 접촉했으나 미국과 유럽의 지원을 받아온 반정부 진영의 핵심 그룹들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
케리는 아사드 측이 협상에 나서게 하기 위해 여러가지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했으나 압력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케리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시리아 문제에서 아사드 축출과 민주정부 수립보다 IS 문제를 더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케리는 “군사적 해법은 없다는 데에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며 유일한 선택지는 정치적인 해법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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