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미국 기자, 일본 인질 살해동영상 속 ‘지하드 존’은 런던에 살던 부유층 청년  

딸기21 2015. 2. 2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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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시리아·이라크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가 미국 기자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소틀로프의 참수 동영상을 공개했을 때 미국 못잖게 충격에 빠진 것은 영국이었다. 인질들에게 칼을 겨눈 동영상 속 검은 복면의 무장조직원이 완벽한 영국식 억양의 영어를 구사했던 것이다. 

 

‘지하드 존’이라는 별명으로만 알려졌던 이 영국 남성의 신원이 공개됐다. BBC방송은 26일 동영상 속 복면 괴한이 “쿠웨이트 태생의 영국인 모함메드 엠와지”라고 보도했다. 고토 겐지 등 일본인 인질들 살해협박 영상 속의 인물도 엠와지로 추정된다. 영국 대테러당국은 이미 지난해 9월 IS에게서 탈출한 인질들과 동영상 음성분석 등을 통해 그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공개된 미국 기자 제임스 폴리(왼쪽) 참수 동영상 등에 등장한 이슬람국가(IS) 무장조직원 ‘지하드 존’(오른쪽)은 영국 런던 부유층 가정에서 자라난 20대 중반의 모함메드 엠와지로 드러났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사진 abc뉴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엠와지의 친구들과 지인들을 취재해 그가 웨스트런던의 부유한 가정 출신이며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고 보도했다. 20대 중반인 엠와지는 쿠웨이트에서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이주한 뒤 유복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자라난 것으로 보인다. 

 

이주노동자들이 집단 거주하는 슬럼가 출신도 아닌 청년이 어째서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참수 동영상’ 속 잔혹한 무장조직원이 됐는지는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 2012년 시리아로 가서 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나, 그 자신이 소셜미디어 등에 남긴 기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인들에 따르면 엠와지는 ‘예의 바르고 옷을 잘 입는 청년’이었다. 무슬림이긴 했지만 가끔씩 그리니치의 모스크에 가는 정도였다.

 

그의 행적이 대테러당국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였다. 당시 그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독일인 친구 ‘오마르’ 등과 함께 사파리 투어를 하겠다며 탄자니아를 여행했다. 그러고는 영국으로 돌아왔다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갔다. 그곳에서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엠와지는 “MI5(영국 국내정보기관)이 내가 소말리아에 가서 알샤바브와 접촉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샤바브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극단조직이다. 

 

이후 잠시 쿠웨이트로 건너가 컴퓨터 회사에서 일했던 엠와지는 2010년 영국으로 돌아왔다가 대테러 수사당국에 구금돼 두어 차례 조사를 받았다. 친구들은 그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에 좌절했고, “런던에 있으면 거대한 감옥에 있는 것같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무슬림 청년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압박감이 오히려 그를 극단주의자로 몰아갔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영국 수사당국은 그의 신원이나 IS 가담 동기, 수사과정 등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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