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마(群馬)현 마에바시(前橋)시에 있는 군마대학병원에서 간 수술을 한 환자들이 집단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이 병원에서 2009년부터 올해까지 복강경을 이용해 간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 8명이 숨졌고, 같은 기간 간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 84명 중에서도 60~80대 남녀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2일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은 이 수술들을 모두 40대 외과 조교수 한 명이 집도한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후생노동성은 당초 복강경 수술 환자 사망사건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으나, 이 과정에서 개복수술 환자들도 10명이 숨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술 사망률이 11.9%에 달해, 일본 전체의 간 개복수술 사망률에 비해 3배나 높았다. 이 병원에서 수술 도중 숨진 환자의 딸인 60대 여성은 요미우리 신문에 “아버지도, 가족도 수술로 인해 사망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 군마현 마에바시에 있는 군마대학병원. 사진 군마대학병원 홈페이지(www.gunma-u.ac.jp
이 여성의 아버지는 간 개복수술을 받은 뒤 약 50일 후에 숨졌다. 이 여성은 “의사로부터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3주 지나면 퇴원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수술 뒤 환자가 복통을 호소하는데도 의료진은 ‘좋아지고 있다’는 말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의 아버지뿐 아니라, 개복수술을 한 뒤 사망한 환자 10명이 모두 수술 3개월 안에 패혈증과 간 기능부전 등이 일어나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환자 가족들은 병원 측이 여전히 관련 데이터를 조사하지 않고 있으며 정확한 사망자 수조차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며 병원 측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병원측은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만 밝혔으며, 수술 전후 관리와 치료 과정의 문제점, 수술과 사망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는 확실치 않다”고만 밝혔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6월 구마모토현 구마모토대학 부속병원에서 60대 여성 환자와 폐암에 걸린 80대 남성 환자의 검체가 바뀌어, 암이 발견되지 않은 여성의 폐 3분의1을 절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같은 해 12월에는 도쿄의 국립의료연구센터 병원에서 소아암에 걸린 1세 아기에게 이식해야 할 말초혈세포를 주치의가 옆방의 4세 여아에게 잘못 이식했다. 이 병원에서는 소아에게 투여하면 안 되는 프로포폴을 5년 동안 63명에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의료사고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당국은 국립병원과 대학 부속병원 등의 경우 의료사고 사망자를 의무적으로 보고하게 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신청하는 기관에 한해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공익법인인 일본의료평가기구가 지난 6월 낸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사고 사망자 의무보고를 하는 의료기관은 약 700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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