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난해 이라크 팔루자 공격 때 백린(白燐)을 사용했음을 인정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6일(현지시간) 이라크 정부가 자체 조사에 들어가는 등 백린 사용을 문제 삼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랍권은 미군의 행태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으며, 이라크전쟁 자체에 대한 비판도 더욱 커지고 있다.
나르민 우트만 이라크 인권장관은 이날 미군이 팔루자에서 민간인들에게 백린 무기를 사용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팔루자에 조사요원들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 알아라비야TV 등 아랍권 언론들은 미군의 백린 사용을 크게 보도했으며 이들 언론의 웹사이트에는 미군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소이탄, 네이팜탄 등의 원료인 백린은 인체에 닿으면 살을 태우는 맹독성 화학물질. 미 국방부는 전날 백린을 야간 조명용으로 썼다고 했다가 "적군을 소탕하기 위한 인화성 무기로 사용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민간인에게는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의 혼란스러운 답변은 오히려 비판여론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라크 남부에 주둔 중인 영국군도 백린 논란에 휩싸였다. 존 레이드 영국 국방차관은 "백린을 쓴 것은 사실이지만 연막용으로만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정부기구들은 백린이 명백히 화학무기에 해당된다며 비판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팔루자를 '평화로운 도시'로 만드는 미군들
노약자는 보지 마세요, '안전한 팔루자'
쓰러진 사람들, 1년만에 그 상처가 치유됐을까요?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미군의 `대공세' 이후 1년이 지난 팔루자의 현황을 담은 르포를 실었다. 신문은 당시 미군의 작전은 `베트남전 이래 가장 잔혹한 민간인 공격'이었다면서 유령의 도시처럼 변한 팔루자의 모습을 보도했다. `학살'에 가까운 대공세 뒤 미군은 "팔루자는 이제 이라크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라고 주장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팔루자 주민들은 미군을 향해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이면에서는 증오를 내뿜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팔루자의 저항세력은 사라졌으나 이라크 곳곳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16일에도 바그다드 근교 카르마흐에서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 미 해병대원 3명이 숨지는 등 미군 5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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