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러시아판 EU’ 유라시아경제연합, 유로·달러 결제 금지하나

딸기21 2014. 12. 2. 22:53
728x90

러시아가 옛소련권 국가들을 모아 내년 초 출범시킬 예정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 회원국 간 거래에서 유로와 달러 결제를 금지시킬 계획이라고 이즈베스티야가 2일 보도했다.


러 “외국 경제에 무역 종속… 회원국 중앙은행 간 논의할 것”


EEU는 러시아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등 옛소련권 국가들을 규합해 만들려 하는 경제공동체로, 내년 1월1일 공식 출범한다. 유럽경제공동체에서 출발한 유럽연합(EU)과 유사한 시도라는 점에서 ‘러시아판 EU’라 불리기도 한다. 아이디어는 1994년 나왔지만 오랜 논의 끝에 2011년 회원국 간 합의가 이뤄졌고, 지난 5월 ‘유라시아연합조약’을 체결했다. 러시아는 몰도바, 우크라이나 등도 이 공동체에 끌어들이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 친러 성향 정부가 올 초 축출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EEU는 현재 러시아 루블, 벨라루스 루블, 카자흐스탄 텡게, 아르메니아 드람 등 4개 화폐를 공용 화폐로 규정하고 있으며, 2025~2030년까지는 이들 통화 간 자유로운 태환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러시아 국가결제위원회의 알렉산드르 무리체프 회장은 이즈베스티야에 이런 계획을 설명하면서 “회원국 간 결제에서 미국 달러와 유로를 배제하는 문제에 대해 회원국 중앙은행들이 미리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회원국 간 거래의 절반가량이 달러나 유로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것이 ‘외국 경제’에 대한 무역 종속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러시아 측의 주장이다. 달러·유로 결제를 줄이기 위해 EEU 국가들은 벨카드(벨라루스), 아르메니안카드(아르메니아) 같은 역내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러시아는 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이 미국 패권을 유지하는 기둥이라고 보며, 노골적으로 달러 체제를 흔들려고 애를 써왔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을 때에도 중국과 협력해 달러 흔들기에 나선 적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국영 이타르타스통신 인터뷰에서 “에너지 시장에서 달러 독재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위안화와 루블화 거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EU 내 거래에서 달러를 퇴출시키겠다는 계획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EU 국가들은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20%, 석유 매장량의 15%를 보유하고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