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칼라슈니코프 총을 든 ‘안드레이’... 우크라이나의 소년병

딸기21 2014. 11. 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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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라고 불리는 소년이 칼라슈니코프 소총을 옆에 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옆에는 복면을 쓰고 무장을 한 남성들이 보인다. 안드레이의 나이는 이제 겨우 15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무장조직 ‘보스토크 대대’에 소속된 소년병이다.

 

지난 8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동부와 남동부 지역에서 분리주의자들에게 맞서기 위해 소년병들을 동원하고 있다며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16~17세의 미성년자들이 정부측 군사작전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사결과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모두 15~17세의 소년들을 모집, 전투에 내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BBC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유니세프는 “아이들이 병사로 모집돼 전투에 직접 투입된다는 근거들이 있어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분리주의 반군조직 ‘보스토크 대대’의 소년병 안드레이(15)가 칼라슈니코프 소총에 탄약을 넣고 있다. 사진 ukrainianpolicy.com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도네츠크의 반군들은 공공연히 소년병을 동원하고 있다. 이달 초 러시아 국영TV인 로시야1 채널에는 도네츠크 반군 기지에서 복무하는 미성년 병사 2명의 모습을 전했다. ‘안드레이’도 그 중 한 명으로, 보스토크 대대에 속한 아버지를 따라 들어와 총을 잡았다. 


Pro-Russian insurgents openly recruit child soldiers  / Ukrainian Policy

 

보스토크 대대의 사령관은 이 방송 인터뷰에서 “부대원들은 이들(소년들)에게 아버지처럼 대해준다”며 “이런 아이들이 더 늘고 있으니 우리는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들이 우리의 미래 세대”라고 큰소리쳤다. BBC는 우크라이나 일간지 세고드냐를 인용해 ‘모토롤라’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또 다른 무장조직에도 16세 소년병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2007년 프랑스 파리에서 채택된 ‘분쟁에 연루되는 아동들에 대한 원칙’은 18세 미만의 소년소녀들을 모집해 군사훈련을 시키거나 전투에 투입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전투행위는 물론, 정부나 무장조직들이 미성년자들을 동원해부대 내 취사·심부름 등을 시키거나 정찰을 시키는 것도 모두 금지한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어린이들이 전쟁에 동원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의 충돌로 지난 18일 현재 4317명이 숨지고 1만명 가까운 이들이 다쳤다. 9월 5일 정부군과 반군이 휴전을 약속했으나, 그 후에 사망한 이들만 957명에 이르는 것으로 유엔은 집계했다. 러시아로 떠난 난민과 우크라이나 내에서 피란길에 오른 이들 수는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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