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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암만 라디손SAS 테러

딸기21 2005. 11. 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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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보이는 연쇄 폭탄테러가 일어나 2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라크전으로 촉발된 폭탄테러의 소용돌이가 중동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CNN방송 등 외신들은 9일 밤 암만 시내 라디손SAS 호텔을 시작으로 그랜드하얏트 호텔과 데이스인 호텔 등 중심가 호텔 3곳에서 자폭테러로 추정되는 연쇄 폭발이 일어나 적어도 67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독일인 등 외국인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암만 주재 한국대사관은 “요르단 총리실과 경찰을 통해 한국인 사상자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요르단 정부는 테러 뒤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암만 시내 곳곳에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미국도 추가 테러를 우려, 암만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경계를 강화했다. 


알카에다 테러인가 


테러 공격은 이날 밤 9시2분 라디손SAS 호텔에서 가장 먼저 일어났다. 이 호텔은 라디손 호텔은 서방 기업가와 취재진 등 외국인들이 많이 묵는 곳이며, 이스라엘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 5성급 호텔이다. 이어 1㎞ 거리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폭발이 이어났고, 10시 쯤에는 3성급 호텔인 데이스인 호텔에서 다시 테러가 발생했다. 


세 호텔은 모두 암만 시내 중심가에 있으며 각국 대사관 밀집지역과도 가깝게 위치해 있다. 마르완 무아셰르 부총리는 “폭발 당시 라디손 호텔에서는 결혼 피로연이 열려 하객들이 몰려있었으며 이 때문에 희생이 커졌다”고 말했다. 


압둘라2세 국왕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테러범들은 반드시 뒤쫓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목격자들은 라디손 호텔과 그랜드하얏트호텔 폭발이 허리에 폭탄띠를 두른 자폭테러범 소행이라고 전했다. 데이스인 호텔에서는 테러범이 폭탄 차량을 몰고 접근하려다 외벽에 충돌하면서 폭발했다. 경찰은 비슷한 시간대에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장소에서 다발적으로 일어났다는 점으로 보아 전형적인 알카에다식 테러라고 밝혔다. 희생자는 대부분 요르단인이지만 독일인 등 외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테러 발생 직후 성명을 내고 의료진을 암만에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왜 요르단인가 


요르단은 중동에 있지만 석유가 나지 않는 자원 빈국(貧國)으로, 고(故) 후세인국왕 시절부터 유명한 `줄타기 외교'에 국익을 걸어왔다. 미국의 원조에 국가 수입의 상당부분을 유지하는 한편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으로부터 석유를 공급받는 식의 양면정책을 썼던 것. 이 때문에 중동의 친미국가로 꼽히면서, 동시에 이라크의 대외 창구 역할을 하는 이중적인 입장이 됐다. 



다른 중동 아랍국들과 달리 이스라엘과도 우호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이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독특한 국내 사정 상 왕정과 민심 사이의 갭이 커서 불안요인이 상존해있었다. 압둘라2세 현 국왕 취임 뒤 미국과의 관계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으며, 특히 2003년 이라크전 발발 이후로 반미-반이스라엘 정서가 커졌다. 이라크 내 알카에다를 이끌고 있는 테러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도 요르단 출신이다. 


테러 확산 조짐인가 


이라크전쟁은 폭탄테러 무풍지대였던 이라크를 테러의 본산으로 만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이집트 등지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났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폭탄테러는 이라크전 이후 중동 곳곳으로 전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개시 이후 인도네시아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지에서는 무장세력의 폭탄 공격이 잇달아 벌어졌다. 올 6월에는 외교적 고립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정국 안정이 유지돼왔던 이란에서까지 폭탄테러가 일어났다. 


2001년 알카에다의 9.11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에게 `자폭테러'라는 파괴의 길을 열어놓았고, 미국의 연이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은 자폭테러를 이슬람권 전체의 전염병으로 만들어버렸다. 요르단에서는 지난 8월 홍해 항구도시 아카바에서 미군 군함을 겨냥한 로켓공격이 일어난 바 있으며 추가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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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내가 묵어본 호텔 중 테러공격 받은 호텔이 2개가 됐다. 라디손(울나라에선 래디슨이라고 한다는군)에서 P선생님과 와인 마시면서 담소를 즐기던 기억, 컵라면 사가지고 커피포트에 물끓여서 먹던 기억, 밀린 빨래 해서 객실 곳곳에 널어놨던 기억이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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