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시몬 페레스, 노벨상도 소용 없네

딸기21 2005. 11. 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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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사, 노벨상 타고도 영광의 시간을 지켜내지 못한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느냐마는.

(가까이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노벨상 받고 암살 당한 페레스의 친구 이츠하크 라빈이라든가, 페레스의 파트너이기도 했던 팔레스타인의 아라파트라든가-- 거기다 대면 페레스의 '수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볼 수도.)


이스라엘 정가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최대 정당인 노동당 당수를 뽑는 중앙위원회 선거에서 노조 지도자 출신의 아미르 페레츠(53.
사진)가 총리를 2차례나 역임한 시몬 페레스 현 당수 겸 부총리를 누르고 승리한 것.

이스라엘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치러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거에서 페레츠가 42% 대 40%의 득표율로 페레스를 누르고 당권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페레스는 외무장관 부총리 등 요직을 섭렵하고 총리를 2차례나 지낸 역전의 정치인. 최근에는 이스라엘 내 온건파를 대표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유명인사이기도 하다. 반면 페레츠는 노동운동 지도자로서는 명망이 있지만 국제무대에서는 무명인사나 다름없다. 정치인 경력이 짧아 이스라엘 내에서도 애당초 당권 경쟁은 무리일 것으로 예측됐었다.

더욱이 페레츠는 전통적으로 이스라엘 엘리트층을 구성해온 아슈케나지(동유럽계) 유태인이 아니라, 서민층이라 할 수 있는 셰파르디(남유럽계) 유태인이다. 그동안 노동당의 주류는 늘 아슈케나지였다. 페레츠의 승리는 `세대교체'라기보다는, 사회민주주의로의 회귀를 원하는 노동당 내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BBC방송은 분석했다. 노동당은 이스라엘 정치의 주축이자 역사를 이뤄온 정당이지만, `키부츠'(집단농장)로 대변되는 좌파 시온주의가 우익 바람에 꺾이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 극우 리쿠드당에 밀리는 처지가 됐다. 요새는 아예 리쿠드당에 한수 접고 들어가서 연정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페레츠의 승리로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리쿠드당의 샤론 총리다. 페레츠가 당수 선거 이전부터 샤론 총리의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 페레츠는 오는 13일 샤론 총리를 만나 향후 정국과 연정 탈퇴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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