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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에도 '이중잣대'

딸기21 2005. 11. 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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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이스라엘의 요구를 받아들여 매년 1월 27일을 `대량학살 추모일'로 제정키로 했으나, 유태인 학살에 초점을 맞추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을 묵인하는 것이라며 아랍국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AFP통신은 1일(현지시간) 유엔이 매년 1월27일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홀로코스트(유태인 학살)에 희생당한 이들을 추모하는 날로 제정하기로 총회에서 결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호주, 캐나다, 러시아가 발의하고 104개국의 지지 서명한 이 결의안은 투표 없이 이날 통과됐다.
결의안은 1945년 1월27일 나치 캠프에서 유태인 수감자들이 해방된 것을 기념, 매년 이 날을 홀로코스트 피해자를 기리는 날로 삼도록 하고 있다. 또 유엔 회원국들에게 유태인 학살의 비극을 가르치고 미래의 교훈으로 삼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단 길레르만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결의안이 채택된 뒤 "이 특별하고 역사적인 순간을 맞아 회원국들에게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결의안 채택을 환영했다.
그러나 유엔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벌어진 팔레스타인 탄압과 아랍인들의 희생에는 눈을 감은채 유태인들의 피해만 부각시키고 있다는 아랍권의 반발도 만만찮다. 마게드 압둘아지즈 유엔 주재 이집트 대사는 "1월27일을 홀로코스트 추모일로 만드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유태인 학살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대량학살에 대해서도 경계하고 희생자들을 기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르완다와 보스니아, 코소보에서 무슬림들이 대량학살을 당했던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외교관들도 같은 지적을 내놨다.
유태인 학살 추모일이 제정된 1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을 공격한다며 가자지구를 공습해 또다시 악명높은 `표적살해'를 감행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로켓공격을 그만두기로 결의한지 이틀만인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촌을 지나던 차량을 미사일로 폭격, 탑승하고 있던 하마스 지도자 등 2명을 살해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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