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니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공격 속에서도 정권 지키기에 급급해 비난을 샀던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14일 의회 연설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나서지 않고 새 총리 지명자인 하이다르 알아바디 동지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6년 집권한 알말리키는 지난 4월말 치러진 총선에서 시아파 정당연합체를 이끌고 승리했으며, 세번째 총리직에 도전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그의 시아파 정권은 지난 8년간 일부 기득권층이 중심이 돼 권력을 독식하고 재건 과정에서 부패를 일삼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권력 핵심에서 배제된 수니파와 쿠르드족의 반발이 거셌다. 정부군 격인 치안군을 시아파 중심으로 구성해 사병(私兵)처럼 만들었다는 비난도 많았다.
IS가 북서부 일대를 장악하고 수니파 민심이 IS 쪽으로 상당부분 쏠리자, 수니 온건파와 쿠르드족은 알말리키의 퇴진과 종파·종교를 아우르는 통합정부 구성을 요구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도 새 정부를 만들라고 압박했다.
최근 취임한 푸아드 마숨 대통령은 지난 11일 알아바디 현 국회 부의장을 신임 총리로 지명했다. 알말리키는 바그다드 곳곳에 병력을 배치하고 맞섰으나 대세를 거스르지 못한 채 결국 물러서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압박은 물론, 시아파 정당들마저 퇴진을 요구하고 한때 자신을 밀어주던 이란마저 등을 돌리자 결국 퇴임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새 정부 구성을 둘러싼 가장 큰 장애물은 제거된 셈이라고 알자지라방송 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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