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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준비위 호화 사무실, 노동자 임금은 체불

딸기21 2014. 7. 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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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조치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공사장에서 사고로 숨지는 노동자들 문제에서 유치 과정에서의 부패 논란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둘러싸고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월드컵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조성 중인 호화 쇼핑몰과 사무단지 등을 건설하는 노동자들이 1년 넘게 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29일 카타르 노동자들과 구호기관을 취재, 월드컵을 앞두고 짓고 있는 초현대식 호화 건물들의 이면에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있다고 폭로했다. 대표적인 예가 카타르 수도 도하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알려진 알 비다 타워다. ‘축구의 탑(Tower of Football)’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 빌딩은 높이 215m의 43층 건물로, 도하의 웨스트베이 상업지구에 지어졌다. 2009년 완공돼 호텔과 상점, 사무실들이 이미 상당수 들어가 있다. 


카타르 도하의 알비다 타워. 사진 worldbuildingsdirectory.co


이 건물 38층과 39층에는 카타르 월드컵 준비를 맡은 ‘납품과 유산을 위한 최고위원회(SCDL)’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카타르 정부는 2022년 월드컵을 완벽하게 준비, 인류의 유산으로 남기겠다며 준비위원회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 최고위원회 사무실은 이탈리아제 수제 가구와 호화 화장실, 고가의 장식을 새긴 유리창 등으로 꾸며져 있다. 사무실 꾸미는 데에만 420만달러(약 43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사무실을 만든 네팔, 스리랑카, 인도 출신 이주노동자들은 13개월째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채 바퀴벌레가 들끓는 숙소에서 한 방에 7명씩 모여 지내고 있다. 이들을 데려온 파견노동 계약업체가 도산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카타르 노동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며, 노동계약 서류가 없어 마음놓고 돌아다니지도 못한 채 수감자처럼 갇혀 있다.

 

한 노동자는 “우리는 월드컵 준비에 (카타르가) 얼마를 쓰고 있는지는 모른다”며 일을 했는데 돈을 주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네팔 출신의 35세 노동자는 “비행기표를 살 돈만 있으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노조연맹(ITUC)의 섀런 버로는 “이주노동자들의 처우는 범죄 수준”이라며 “카타르 최고위원회 측은 월드컵 경기장 건설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자기네 사무실을 만든 사람들조차 공정하게 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 내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는 이미 국제적인 이슈가 됐으며, 이주노동자 사망 문제로 네팔과 카타르 간 외교마찰까지 빚어졌다. 2012년과 2013년 카타르에서는 남아시아 노동자 70명 이상이 파업 진압 과정에서 숨졌고 144명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열악한 현실에 절망한 노동자 56명이 목숨을 끊기도 했다. 카타르 주재 인도대사관은 2010년부터 지난 1월까지 카타르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자국 노동자가 974명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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