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에 2만1000명이 난민이 됐다. 어린이 수만명이 육체적, 정신적 충격으로 당장 도움이 필요한 형편이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이제 ‘시신 묻을 땅조차 찾기 어려운’ 형편이 됐지만 휴전의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가자지구는 인구 180만명 중 100만명 이상이 난민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이달들어 계속된 공습으로, 난민촌 내에서조차 거처를 잃고 다시 피란길에 오른 ‘이중의 난민’들이 8만명이 넘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21일 웹사이트에 공개한 현장보고서에서 지난 20일 6만3000명이었던 피란민 수가 이튿날 8만484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셰자이야 학살’을 비롯한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으로 집들이 대거 파괴된 탓이다.
UNRWA는 건물이 남아있는 지역일지라도 불발탄이 뒤늦게 터질 위험이 있어, 아이들의 안전이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현지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은 난민 수가 10만명에 이르렀으며 이는 2008~2009년 이스라엘의 가자침공 때 생겨났던 난민 숫자의 2배라고 밝혔다. 난민의 절반은 어린이들이다. 이 기구는 가자 어린이 7만2000명이 정신적, 육체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어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망자 수가 600명에 육박하면서 가자지구에서는 “시신 묻을 땅조차 찾기 힘들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 휴전 중재작업을 시작했다. 케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연달아 만나 휴전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집트가 일주일 전 제시한 휴전안은 하마스가 거부했다. 케리와 동행한 미 국무부 관리들은 “2012년 이스라엘의 공습 때 미국은 이집트와 함께 초반 중재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중동의 지정학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케리는 지난 4월 이-팔 평화협상이 중단된 이래로 이스라엘과 껄끄러운 사이다. 이스라엘 측은 “휴전을 중재해달라고 케리를 초청한 적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알자지라방송은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역시 “이스라엘이 가자 봉쇄를 풀지 않는다면 휴전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여전히 이집트를 통한 중재를 희망하지만 이집트 새 정권과 하마스는 사이가 좋지 않다. 반면 하마스와 교감해온 카타르·터키가 중재에 적극 참여하는 것에는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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