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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자,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에 참수  

딸기21 2014. 8. 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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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개시된 지 다섯달이 지났을 때 파키스탄 카라치 주재 미국 영사관에 3분짜리 비디오테이프가 전달됐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로 파키스탄에서 취재하던 대니얼 펄 기자가 극단세력에 참수당하는 장면이 들어있는 테이프였다. 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국은 극단조직의 잔혹함에 몸서리를 쳤다.

 

"다른 기자 또 참수할 것" 예고


그후 12년만에 펄 기자 사건의 악몽이 재연됐다. 이번엔 시리아에서다.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를 장악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19일(현지시간)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IS는 유튜브에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5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제임스 폴리(40)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슬람국가(IS)에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미국 기자 제임스 폴리가 시리아에서 취재할 당시의 모습. 사진 글로벌포스트(http://www.globalpost.com/)


폴리는 리비아 내전을 취재하다가 시리아로 옮겨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반정부군 간의 내전을 취재해왔다. 하지만 2012년 11월 시리아 북부 이드리브에서 실종됐다.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IS 시설에 대한 공습을 승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IS 무장조직원은 폴리로 보이는 남성을 사막 가운데에 꿇어앉히고 “진짜 살인자는 미국 지도자들”이라고 외치게 만든 뒤 살해한다. 촬영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IS는 미국의 공습에 대해 “피로 보복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동영상에서 이들은 지난해 8월 시리아에서 실종된 또다른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 역시 참수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정부는 이 동영상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NBC방송 등은 “폴리 기자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반면 폴리와 함께 일했던 인터넷매체 글로벌포스트는 “폴리인지 아닌지 아직은 불확실하다”고 유보했다. 


지금까지 약 20명의 기자가 시리아에서 실종됐는데, 그 중 상당수가 극단주의 조직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영상 속 인물이 폴리가 맞다면 미국인이 시리아에서 극단주의자들에게 살해된 첫 사례가 된다. 유튜브는 동영상을 곧 삭제했다. 

 

엽기 살해 동영상 공개, 극단조직의 또다른 '전술'


대니얼 펄 참수사건 이후, 잔혹행위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공개하는 것은 극단조직들의 전술 중 일부가 됐다. IS와 비슷한 성향인 시리아 극단조직은 지난해 5월 정부군의 시신을 훼손하는 엽기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고 이어 6월에는 가톨릭 신부의 참수 장면을 공개했다. 특히 시리아 내전에서는 서방권 국가 출신의 무슬림 청년들이 반정부군에 자원해 잔혹행위를 저질러 각국에 충격을 줬다. 이달 초 호주 출신 IS 전투원의 7세 아들이 시신 일부를 들고 있는 장면이 공개돼 호주가 발칵 뒤집혔다. 


이번에 폴리 기자를 살해한 사람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영국 더타임스는 “억양으로 보아 영국 출신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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