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세계 여성 1억3000만명 ‘성기절제’ 피해... 런던 ‘소녀들의 정상회의’ 보고서  

딸기21 2014. 7. 2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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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의 정상회의(Girl Summit).’ 타이틀만 들으면 소녀들의 발랄한 모임같지만, 여성 성기절제와 조혼, 교육차별 등의 심각한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다. 영국 런던에서 22일 유엔과 영국 정부 주최로 사상 첫 ‘소녀들의 정상회의’가 열려 소녀들의 인생을 위협하는 이슈들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평생 고통 주는 '성기절제'


이 회의에서 가장 먼저 논의된 주제는 흔히 ‘여성할례’로 불리는 여성 성기절제(FGM) 문제였다. 아프리카나 이슬람권에서는 여성들의 성적 욕구를 미리 제거하기 위해 어린 소녀들의 성기를 절제하는 일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영국에서는 무슬림 이민자들의 FGM 관행이 문제가 돼왔다. 이달 초 영국 의회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만 17만명의 여성이 성기절제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며 6만5000명의 소녀들이 그런 일을 겪을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회의 개막에 맞춰 발표한 성명에서 “딸들이 FGM 시술을 받지 않도록 막지 못하는 부모들은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이런 관행을 막기 위한 예방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FGM이 어린 소녀들에게 입히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소말리아 출신의 수퍼모델 와리스 디리의 자서전 <사막의 꽃>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캐머런은 “모든 소녀들은 폭력과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권리가 있으며, 평생에 걸친 육체적·정신적 고통 없이 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 소녀들의 자기결정권을 박탈하는 강제 조혼도 어젠다 중 하나였다. 12개국에서 온 참가자들은 조혼과 강제결혼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녀들의 교육권과 관련해서는, 파키스탄 출신 여성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아버지가 연단에 올라 소녀들에게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음을 강조했다.

 

강요된 삶으로 평생 고통받는 여성들


회의를 공동주최한 유니세프는 “FGM 시술 건수와 조혼은 지난 30년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이런 풍습을 가진 나라들이 인구증가율이 높은 나라들이라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니세프는 회의에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개도국들에서 벌어지는 이런 관행을 중단시키기 위한 집중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중동 29개 나라에서 1억3000만명의 소녀들과 여성들이 FGM을 시술받은 상태다. 이들은 배변조차 힘들 정도로 일상을 고통스럽게 보내야 한다. 성기 절제가 허가받은 의료진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술 과정에서 병균에 감염되거나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 집행관은 또 전세계 여성들 중 7억명이 성년이 되기 전에 결혼을 한다면서 “FGM과 조혼은 소녀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결정하고 잠재력을 펼칠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그들의 인생에 영구적인 해를 미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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