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개각을 단행하면서 ‘포스트 고이즈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실시된 개각으로 정부 전면에 나선 차기 총리 후보군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신임 관방장관이 대중적 지지도에서 다른 인물들을 압도, 최대 유력 후보임을 다시금 입증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31일~1일 이틀 동안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차기 총리후보군으로 거명된 아베 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신임 외상, 다니카키 사타카즈(谷垣楨一) 재무상 등 6명 중 아베 장관이 유력하다는 응답은 무려 50%를 차지했다.
2위는 자민당내 온건파이면서 이번 개각에서는 제외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으로 12%의 지지를 얻었다. 그 뒤로는 아베 장관과 함께 강경 우파로 꼽히는 아소 외상 7%,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총무상 4%, 다니카키 재무상 3% 순이었다. 여성 각료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환경상도 2%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기간 아사히(朝日)신문 조사에서도 차기 총리로 누가 좋을지를 묻는 질문에 아베 장관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33%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아소 외상은 5%였고,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민주당 당수가 3%로 뒤를 이었다. 후쿠다 전 장관과 다니카키 재무상은 각각 2%를 차지했다.
지난 4월 조사에서 아베 장관을 차기 총리로 꼽는 사람이 10%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할 때,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지지도 급상승은 역시 고이즈미 총리의 ‘후원’ 덕분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민당 간사장 대리로 있으면서 자신의 개혁정책과 강경외교를 충실히 보좌해온 아베 장관을 입각시키면서 “큰 일을 해보는 것이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의중’을 확실히 보여줬다.
한편 고이즈미 내각 지지율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62.5%로 지난해 9월 2차 내각 발족 직후 지지율보다 무려 27%나 올라갔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60.1%, 아사히 조사에서는 55%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지지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고이즈미 총리와 자민당의 인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 요미우리 조사에서 응답자 과반수는 이번 개각이 ‘신선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54%), 한국과 중국이 우려하는 외교분야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54%), 사회보장제도 개혁도 ‘결국 완성되지 못할 것’(56%)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총체적인 고이즈미 개혁에 대한 기대감에서는 72%가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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