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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기념 키스' 주인공 86세로 사망

딸기21 2014. 3. 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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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한 여성과 키스를 나누는 수병의 모습. 미국 시사잡지 <라이프>에 실렸던 ‘종전기념 키스’라는 이름의 유명한 사진이다. 독일 출신의 사진작가 앨프리드 아이젠슈타트가 1945년 8월 14일 촬영한 이 사진은 2차 세계대전 종전의 기쁨과 전후의 희망을 담은 상징처럼 여겨졌다. 사진 속 주인공, 해군 참전병사 글렌 맥더피가 지난 9일 86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고 가족들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해군 병사 글렌 맥더피(왼쪽)가 1945년 8월 14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한 간호사에게 키스하고 있다. ‘종전 기념 키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 사진은 당시 시사잡지 <라이프>에 실려 유명해졌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종전 기념 키스’ 사진의 주인공 글렌 맥더피의 2007년 모습. 맥더피는 지난 9일 86세로 숨을 거뒀다. AP자료사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캐너폴리스 태생인 맥더피는 2차 대전에 징집됐다가 1945년 종전과 함께 제대했다. 종전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18세였다. 맥더피는 1960년부터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우편배달부와 아마추어 야구선수로 일하며 평범한 일생을 살아왔다.

그가 갑자기 세상의 관심 속에 등장한 것은 2007년이었다. ‘종전 기념 키스’ 사진 속의 남성이 그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사진을 찍은 아이젠슈타트는 1995년 사망할 때까지 사진 속 남성의 이름 등을 공개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주인공의 신원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맥더피는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휴스턴의 법정 검시의인 로이스 깁슨이 아이젠슈타트가 남긴 100장 넘는 사진을 분석한 뒤 사진 속 인물임을 확인했다.

이 일로 맥더피는 뒤늦게 다시 유명세를 탔다. 맥더피는 2007년 AP통신 인터뷰에서 “일본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타임스스퀘어로 뛰어나갔다”고 회고했다. 사진 속 키스 상대인 간호사 에디스 셰인과는 그날 우연히 만난 사이였다. 맥더피는 “거리에서 눈빛이 마주치자 간호사가 함박웃음을 지어보였고, 기쁜 마음에 키스를 했다”고 털어놨다. 맥더피의 가족들은 “고인은 뒤늦게나마 자신이 사진 속 주인공이라는 걸 인정받자 몹시 즐거워했다”고 전했다.

맥더피는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국립묘지에 매장된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또 다른 유명한 '키스', 두아노의 '파리의 키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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