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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날씨가 유난히 좋았다. 도쿄 날씨에 적응한다는 것은, 정말 쉽잖은 일임을 절감하고 있다. 이렇게 변덕스러운 날씨라니!
하지만 그날은, 여름날처럼 화창하다 못해 눈이 부셨다. 꼼양을 자전거에 태우고 길을 나섰다. 수퍼마켓에서 캘리포니아롤과 고로케, 주스를 사가지고 타마가와 강변으로 향했다. 강변에 나가보니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벚나무 그늘로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이미 벚꽃은 지고 있었지만, 새 이파리 돋아나 파릇파릇한 모습도 꽃만큼이나 이뻤다.
돌아오는 길. 옆에 커다란 회관 같은 것이 있고, 공사장과 회관 사이로 길이 나 있다. '常樂の道'라고 쓰여있었다. 글자 그대로, 즐거운 길! 길가에 누가 그렇게 꽃을 이쁘게 심어놨을까. 그리고, 어쩜 그렇게 공들여 가꾸고 있을까. 이런 길을 걸을 때마다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 그리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한국에서 나의 생활, 도대체가 제대로 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었고 여유라든가 숨돌릴 틈이라든가 하는 것 없이, 그저 정신없이 뒤죽박죽이기만 했던 나의 생활을 돌이켜보게 된다.
꼼양도 기분이 좋았는지, 자전거에서 내려서 걸어가겠다고 했다.
엄마: 우와, 꽃길이다~
꼼양: 엄마코끼리(꽃길이... -_-)하고 이현이코끼리하고~
둘이서 한참을 꽃구경을 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내가 꽃을 보면서 사진을 찍으니까, 샘이 난 꼼양이 꽃을 때려서 ^^;; 다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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