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지금 일본에선

딸기21 2004. 5. 8. 20:34
728x90

고이즈미 정권이 예상 밖의 복병을 만나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혹 저러다가 좌초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스캔들.
정체는 뭐냐면, 국민연금(일본식 정확한 용어는 모르겠음) 문제다. 내용은 아주 단순하다.

처음 도쿄에 왔을 무렵이었으니깐 두달 가까이 됐겠다. 국민연금 홍보 광고(아마도 정부 광고이겠지)에 출연했던 여배우가 실은 연금을 안 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배우가 기자회견을 갖고 고개숙여 사과했는데, 지적이고 좋은 인상을 가진 여자였다. 유명인이겠지?
그 뒤에, 야당인 민주당이 집권 자민당 의원들의 연금 미납을 문제삼아 대대적으로 공격을 했다. 사정은 잘 모르지만, 여야 정당과 언론이 경쟁적으로 의원들의 연금 납부 실태를 조사했으렸다. 그 결과 민주당 의원들도 연금을 안 낸것이 드러났다. 

사건은 바야흐로 스캔들로 비화되었으니...
민주당에서는 대표인 간 나오토가 연금을 안 낸 것이 들통나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최장수 각료이던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이 한방에 날아갔다... 등등...
아마도 스캔들의 핵심은 고이즈미 총리일 것인데, 안 낸 혐의가 있는 모양이다.

며칠전 테레비에서 웃긴 걸 봤다. 연휴 기간에 어느 지역에서인가 '절규대회'가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에 쇼프로에서 비슷하게 하는 걸 봤는데, 사람들이 나와서 소리를 지르면서
소원을 말하는, 뭐 그런 형식이다.
첫번째는 소학교 여학생. "공부를 잘 하자!" 이정도 되겠고
두번째는 어떤 젊은이... 뭐라고 말했는지는 까먹었다.
세번째로 젊은 남자가 나와서, "연금 미납 반대!"

이 프로그램에서 절규대회 장면을 보여준 목적이 바로 그거였다. 젊은 남자의 
커다랗게 벌린 입과 '한따이(반대)~~'하는 우렁찬 목소리를 메아리 효과 넣어 방영해주더니
뒤이은 순서는 이름하야 '연금 미납 브라쟈스(brothers)'.
고이즈미의 얼굴이 샤샤샥- 지나가고(미납 여부는 확인 x)
민주당과 자민당의 대표적인 '미납의원'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웃기지 않나요? 연금미납 브라더스...ㅋㅋㅋ

오늘 전철에서 본 잡지 광고. 잡지 기사 제목 중에
"고이즈미, 후쿠다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 이런 것이 있었다.
연금 안 내고 뒤늦게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는 정치인들. 어디서나, 정치인들의 얼굴은
비슷하게 생긴 모양이다. 느끼~한 것이.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