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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클라호마 토네이도로 24명 사망

딸기21 2013. 5. 2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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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가 통째로 사라졌다. 자동차들은 하늘로 날아올랐다가 건물 벽이나 지붕 위에 찌그러진 채 내려앉았다. 학교 건물이 무너져 아이들이 깔리고, 식당들이 들어서 있던 대형 건물은 형체도 없이 무너져 폐허만 남았다.

 

봄철과 초여름 미국 중남부 평원에 나타나는 계절성 회오리바람인 토네이도가 오클라호마주를 강타했다. 20일 주도 오클라호마시티와 그 외곽의 무어 지역은 토네이도로 초토화됐으며, 최소 24명이 숨지고 270여명이 다쳤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토네이도가 무어 시내 중심가의 초등학교 2곳과 병원, 극장 등을 휩쓰는 바람에 사망자가 늘었다. 특히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초등생들이 7명 숨지고 70명 이상 다쳤다.



무어 주변은 집도, 길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됐다. 붕괴된 플라자타워스 초등학교와 브라이어우드 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보낸 부모들은 자녀를 찾으며 발을 굴렀다. 토네이도가 들이닥쳤을 때 플라자타워스 초등학교에는 교사와 학생 75명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어우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몸으로 아이들을 감싸 학생 3명을 구했다. CNN방송은 무너진 학교 건물에서 아들을 찾으며 절규하는 한 아버지의 모습을 비췄다. 오클라호마시티 경찰국의 게리 나이트는 “한 동네가 아예 사라져 평평해졌다. 완전히 쓸려나갔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욕조에서 매트리스를 뒤집어쓰고 있던 덕에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토네이도가 지나간 곳에 있던 영화관은 간판과 전면부가 날아가버렸고, 옆에 있던 레스토랑 건물은 완전히 무너졌다. 극장 부근에 있던 무어의료센터도 건물 벽이 부서지는 등 피해를 입었지만 다행히 환자들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집들이 무너지면서 불에 탔고, 고속도로는 바스러진 차들과 날아든 건물 잔해로 가득해 통행이 중단됐다.

노먼의 오클라호마대학에 있던 기자도 경보가 울린 뒤 구내 도서관 지하의 대피시설로 이동했다. 주위에 있던 학생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토네이도 진행상황을 확인했고, 몇몇 학생들은 “조카가 무어의 초등학교에 다닌다”며 뛰쳐나가기도 했다.




토네이도가 강타한 순간 일부 지역에서는 TV 유선방송이 중단되고 휴대전화가 잠시 불통됐다. 도로가 막히면서 피해지역 접근이 어려워 구조가 늦어지고 있다. 또 민간전력회사 시설이 고장나 3만8000가구에 일시적으로 전기가 끊겼다. 파괴된 주택이 300채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피해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토네이도는 경보 발령 16분 만인 오후 2시56분에 지상에 도달한 뒤 36㎞를 이동하며 약 40분 동안 도시를 휩쓸었다. 주민들이 미쳐 대피할 시간이 없었던 탓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폭풍의 중심 주위를 맴돌며 부는 토네이도는 일반적인 회오리바람보다 규모가 커 때로는 지름이 수백m에 이른다. 이번 토네이도의 위력은 미 기상당국이 분류하는 6등급 가운데 가장 강한 5등급 아래 단계인 4등급(최대 시속 265~360㎞)이었다. 5등급 토네이도는 기차를 감아올릴 정도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미국 중부 내륙에서는 이날까지 닷새째 연이어 강력한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큰 피해를 입은 오클라호마주 일대를 주요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으며,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특별팀을 피해지역에 파견해 이재민 지원작업에 들어갔다. 


노먼 | 임소정 기자, 구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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