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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사건 수사 '숨은 사령부' LEVA

딸기21 2013. 4. 1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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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 폭발공격을 수사하던 연방수사국(FBI)이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용의자들을 찾아낸 데에는 시민들의 도움이 가장 컸지만, 그 뒤에는 보스턴 수사의 ‘숨은 사령부’ 격인 ‘법집행·긴급사태비디오분석협회(LEVA)’가 있었다.

리처드 델로리에 FBI 보스턴 지부장은 18일(현지시간) 용의자1·2라 이름 붙여진 두 남성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들을 공개했다. 깃 없는 셔츠와 재킷을 입고 야구모자를 쓴 용의자1은 마라톤 결승선 부근에 폭탄을 설치한 인물로 추정됐다. 두번째 폭발의 범인으로 보이는 용의자2는 결승선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배낭을 메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현장에 있던 수십만 군중 사이에서 범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당국은 시민들이 찍은 동영상·사진들을 제공받았다. 

홍수처럼 쏟아져들어오는 이 증거물들을 분석하는 것이 LEVA의 업무였다.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LEVA는 비디오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영리기구로, 범죄수사를 위해 디지털 자료를 판독·분류하는 세계 유일의 전문 분석기관이다.



LEVA의 감식팀 50여명은 경찰이 건네준 파일들을 훑어보고 등장인물들을 ‘모자 쓴 사람, 배낭 멘 사람’ 등으로 코드화했다. 촬영 시간과 장소, 사람이 향하고 있는 방향 등의 식별코드를 붙여 여러 화면 속 공통 인물을 찾아내고 용의자를 ‘압축’했다. 

이 협회는 모든 감식요원이 사진과 동영상을 웹상에서 판독·분류할 수 있게 하는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해 작업시간을 대폭 줄였다. 2011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아이스하키 경기 뒤 난동이 벌어졌는데, LEVA는 당시 주모자를 찾는 작업을 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감식팀은 시민들이 보내준 5000시간 분량의 비디오와 100만장이 넘는 사진들을 분석해 200여명의 난동꾼을 찾아냈다.


보스턴 사건은 밴쿠버 때보다 자료량이 훨씬 많았다. CNN은 현장 주변인 매사추세츠만 수송센터의 폐쇄회로(CC)TV만 해도 600개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 기구의 도움 덕에 수사 당국은 보스턴 테러 용의자들이 체첸에서 온 타멜란 차르나에프, 조하르 차르나에프 형제라는 것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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